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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보단 배우로 평가해주세요”
2000년대 국내 최고의 아이돌 여성 댄스그룹 S.E.S 출신의 가수 슈(유수영)가 뮤지컬 배우로 국내 데뷰한다.내 인생 목표는 연기자 2년간 준비 자신감 생겨
그는 오는 12일부터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오픈런 방식으로 공연되는 뮤지컬 <뱃보이>에서 안유진과 함께 여자 주인공 ‘쉘리’ 역으로 더블 캐스팅돼 아이돌 가수가 아닌 뮤지컬 연기자로 시험무대에 선다. <뱃보이>는 반은 인간으로, 반은 박쥐로 태어난 박쥐 소년의 인간세상 적응을 소재로 삼아 사회에 팽배해 있는 집단 이기주의와 편견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엽기 뮤지컬로 지난 2001년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로 전세계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작품이다.
“일본에서 쉘리 역을 해봐서 자신은 있어요. 제 생각으로는 <뱃보이>는 스토리가 흥미롭고 음악이 아름다운 세미뮤지컬로써 일본처럼 1000석이나 1200석 되는 큰 무대보다는 한국의 소극장 무대가 더 어울립니다. 또 연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올해 2월 일본 5개 도시에서 공연돼 인기를 모았던 일본판 <뱃보이>에서도 역시 박쥐 소년 뱃보이를 사랑한 여주인공 쉘리 역으로 일본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던 슈는 “S.E.S 출신의 가수 슈가 아닌 연기자 유수영으로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일본에서 자란 그는 “일본에서 <뱃보이>를 공연할 때 배우들이 많이 보러왔고 심지어 일본의 유명한 연출가 미야모토 아몽으로부터 같이 일을 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귀띰했다.
그룹 해체 뒤 일본에서 한·일 합작의 연극 <동아비련>의 여주인공 역을 맡아 연기자로 변신한 슈는 “당시 국내에서는 연기하기가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오래 전부터 연기쪽에 관심이 많아 연기학원에 다니고 영화대본도 읽으면서 준비해왔어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엇인가를 채워야 하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차근차근 연기를 배우면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는 “당시 무엇보다도 S.E.S라는 이미지를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캐릭터가 확실해야 하고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말했다.
<동아비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그는 지난해 말 일본 극단 아도리에당캉 대표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아 영화 <세상을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인공 모리야마 미라이와 함께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저의 목표는 배우입니다. 언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01년부터 차근차근 그 길을 걸어왔어요. 2년 동안 나름대로 공부를 해왔고 또 자신감이 생겨서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게 맞는 캐릭터고 작품이 좋으면 장르를 가리지 않겠습니다.”
“결코 틀에 박히지 않겠다”는 그에게 연출가 샘 비브리토는 “처음에는 한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라고 소개받고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늘 미소를 머금으며 조그만 체격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가끔 나를 놀라게 하고 때로는 그 에너지를 진정시키기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02)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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