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과 중국 장점 버무린 음악 기대하세요”
중국동포 여성 국악연주자 7명이 한국에서 국악연주그룹 ‘아리랑 낭낭’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연주활동에 나선다.최근 북한 아리랑과 연변 아리랑 등 11곡을 녹음한 데뷰 음반 <아리랑 낭낭>(신나라) 판매를 앞두고 이들은 1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북한 개량악기로 연주하고 중국의 북방식 창법으로 노래하는 유일한 국악연주단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한국 유학온 연변 출신 7명
북한 개량악기·북방 창법 특색
민족노래 ‘아리랑’ 으로 데뷔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노래입니다. 남북한과 중국동포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음악은 아리랑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데뷔음반인 만큼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아리랑을 선택했습니다.”
‘아리랑 낭낭’에서 노래를 맡고 있는 맏언니 격인 김은희(28·중앙대 국악연구원 석사 수료)씨는 “앞으로 우리들의 연주와 음반활동이 오랫동안 서로 갈라진 민족통합에 힘을 싣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리랑 낭낭’은 김은희씨를 비롯해 대금의 김연화(27·중앙대 대학원), 양금 전아경(22·서울대 국악과 1년), 해금 오계월(20·서울대 국악과 1년), 가야금 김소영(29·한양대 대학원 석사 수료), 장구 윤은화(22·서울대 국악과 3년), 신디사이저 박연영(23·서울대 피아노과 3년)씨 등 연변대학 부설 예술고와 예술대 선후배 출신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들은 오랫동안 북한음악과 중국 소수민족음악을 전공한 뒤 현재 한국에 유학와서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있는데, 대부분 중국 소수민족 콩쿠르 등에서 입상 경력을 가진 실력파들이다.
이번 음반작업에는 오계월씨가 참여했으나 앞으로 활동에는 역시 중국 동포인 김순화(24·서울대 대학원)씨가 오씨 대신 새 멤버로 참가한다. 대금의 김연화씨는 “우리는 그동안 남·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음악을 교류할 수 있었다. 10여년 정도 북한의 민족음악을 전공했고 현재 한국음악을 배우고 있으며, 연변의 소수민족음악에도 정통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우리만의 독특한 색깔의 음악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각오를 털어놓았다.
이들이 낸 음반 <아리랑 낭낭>에는 분단 이전부터 불렸던 전통 아리랑인 진(긴)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강원도아리랑 서도아리랑을 비롯해 1930년대 창작돼 북한에서 많이 불리고 있는 영천아리랑 경상도아리랑, 그리고 북한 창작아리랑인 단천아리랑 초동아리랑 랭산모판 큰애기아리랑, 중국 동포 창작아리랑인 장백의 새아리랑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음반에서 중국 민가창법과 북한식 창법이 결합된 독특한 창법을 선보인 김은희씨는 “녹음과정에서 많은 한국 분들이 여러 아리랑 가운데 특히 백두산의 절경을 묘사한 ‘장백의 새아리랑’에 관심이 많았다. 아마 휘모리 장단과 구수한 가사에 신선한 느낌을 받아 흥취를 많이 느끼는 것같다”고 풀이했다.
“한국에서는 북한 음악하면 흔히 고정관념으로 너무 멀다고 생각하는 것같아요. 아마 북한도 마찬가지겠죠. 앞으로 ‘아리랑 낭낭’은 한국음악과 북한음악을 우리의 독특한 창법과 연주법으로 소개하는 일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아리랑 낭낭’은 9월24일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 비무장지대에서 강원도 주최와 아리랑연합회 주관으로 열리는 ‘아리랑축제’에서 한국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고 경주 국악축제 등에 참가해 경험을 더 쌓은 뒤 올 12월에는 첫 창단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김연갑 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아리랑 낭낭’ 결성을 계기로 이제까지 일정한 선을 긋고 인정만 했던 중국동포 음악을 이제는 우리의 음악의 범위에 수용할 때”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