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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회 정율성 국제 음악제’
광주서 출생 19살때 중국 건너가 혁명운동등 중국 대표 음악가로
정율성(1914~1976년). 13만 중국인들이 떠받드는 항일 투쟁가이자 혁명가다. 1988년 덩샤오핑에 의해 중국의 인민해방군 군가로 인준된 <팔로군 행진곡>을 지은, 중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다. 정작 그가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가 사회주의 계열의 조선독립 운동가이기도 했다는 사실 또한 우리에겐 낯설다.오는 11월 ‘제1회 광주 정율성 국제 음악제’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다. 광주숭일보통학교와 전주 신흥중학교에서 공부한 뒤 19살이 되던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펼치면서도 러시아의 음악가로부터 작곡과 성악 등을 배워 음악가로서 큰 족적을 새겼다. 해방 뒤엔 북한에서 조선음악대학 교수로서, 한국 전쟁이 터지고는 중국으로 되돌아가 창작활동을 이어가면서 300곡이 넘는 가곡, 가극, 군가, 동요, 영화 음악 따위를 지었다. 중국인 가운데 80% 이상이 그의 노래를 최소 한 곡은 안다는 ‘최고의 인민 음악가’다.
음악제의 노동은 총감독(중앙대 국악대 교수)은 “정율성 선생의 발자취와 음악을 조망하고, 이를 매개 삼아 평화와 화합을 위한 아시아의 대표 음악제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제는 일단 정율성 선생의 추모 내지는 알림 성격이 강하다. 중국교향악단, 국립합창단, 서울 심포니오케스트라 등 한중 두 나라의 주요 음악 단체들이 참여해 ‘중국의 아리랑’이라 불리는 서정성 강한 <연안송>, 대합창곡인 <동해어부> 등 정율성의 대표곡 70여곡을 들려주는 한편, 그를 테마로 강준일이 작곡한 관현악 서곡 <아! 정율성>(가제), 김대성이 작곡한 피아노협주곡(임미정 협주) 등이 행사를 채울 계획이다. 학술 대회, 추모 사진전 따위도 함께 열린다.
정율성의 딸 소제씨는 “아버지는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추앙받는다”며 “고향인 광주에서 그의 음악제가 열리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망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2003년부터 준비해왔지만 음악제는 ‘한중 음악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문화 상품 성격이 강하다. 이를 넘어서는 묘안이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 노 감독은 “2006년 대회 때부터 아시아 전역에 정율성을 테마로 한 창작곡을 공모해가는 등 국제성을 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지역도 베이징, 평양으로 확대할 계획을 짜고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와 중국문화부 대외문화협력국이 공동주최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광주정율성국제음악제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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