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2 17:53
수정 : 2005.08.14 00:32
국립고궁박물관 15일 문열어
2008년 개관 예정서 앞당겨…2006년까지는 일부만 전시
조선 왕실의 고급 문화유산들을 전시·연구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이 광복 60돌인 15일 문을 열게 된다.
서울 경복궁 안 옛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에 둥지를 튼 이 박물관은 덕수궁 석조전의 궁중유물전시관을 확대개편한 시설. 4대 궁과 종묘, 능묘 등의 왕실유물들을 집대성한 궁궐 문화의 요람이다. 2008년 개관하려다 문화재청이 광복 60돌에 맞춰 개관을 앞당기면서 올초부터 박물관 추진단이 전시품 이전과 진열실 정비 등을 진행해왔다.
소장품은 왕실기록물과 건축장식, 생활·제례유물 등 4만점. 1, 2층과 지하층의 옛 중앙박물관 전시실을 재정비한 약 2000평 공간에서 번갈아 유물들을 선보이게 된다. 석조전에 비해 전시공간은 3배, 수장공간은 30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둘러 개관을 추진하면서 유물 이전과 전체 전시실 정비가 덜 끝나 내년까지는 2층 공간 800여 평에서 700~800점 정도만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동에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등 5개 정부 관련 기구·단체들이 더부살이를 하고 있어 온전한 박물관 출범은 내후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박물관 쪽은 “1~2달 단위의 특별전과 상설전을 축으로 운영한다”면서 “전시규모는 작아도 덩치 크고 다양한 유물들이 많아 감상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설전시는 왕실의 위엄과 권위, 예술과 생활이란 큰 줄기 아래 5개 영역으로 펼쳐진다. ‘제왕기록’은 임금 초상화인 어진과 도장인 어보(), 공덕 찬양기를 옥이나 금판 등에 새긴 어책, 왕실 족보 ‘선원록’과 행사기록인 의궤 자료들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처음 공개되는 전주 경기전의 태조 이성계 어진과 영조 어진 등이 볼거리다. ‘종묘제례’ 에서는 독특한 동물모양 제기들과 편경, 편종 등 악기 등이 전시되며, ‘궁궐건축’ 영역은 경운궁, 규장각, 수라간 등의 궁궐시설 현판과 근정전 상량문, 장쾌한 표정과 섬세한 조형이 일품인 창덕궁의 목제 해태상 등이 눈맛다시게 한다. ‘과학문화’에는 국보 별자리 그림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해시계인 앙부일구, 측우기 등이 놓이며, ‘왕실생활’에서는 붉은 칠을 한 궁중가구와 금실의 꿩무늬를 박아넣은 왕비적의 등의 복식, 장신구 모음을 선보인다. 국내외 백자 달항아리 명품 9개를 전시하는 개관 특별전도 9월25일까지 열린다. 개관식은 15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오후 4~7시 일반 관람이 진행된다. 다음달 30일까지 무료 개방. 월 휴관. gogung.go.kr, (02)3701-75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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