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8 18:43
수정 : 2005.08.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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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다룬 작품들 눈에 띈다” 폴 거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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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다룬 작품들 눈에 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축제인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17일(현지시각) 저녁 영국 에딘버러 어셈블리 극장. 780석 규모의 1~2층 객석을 거의 메운 관객들은 한국에서 찾아온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 공연을 지켜보며 “환타스틱” 등의 탄사를 연발했다.
해마다 8월이면 스코틀랜드의 작은 도시 에딘버러에는 인터내셔널, 프린지, 뮤직, 도서, 영화 등 갖가지 테마의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그 중에서도 대중의 인기를 가장 많이 얻고 있는 것은 1947년에 시작돼 세계 최대의 종합 공연예술 축제로 발전한 프린지 페스티벌로, 오늘날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양대 공연축제로 손꼽히고 있다.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기본적으로 공연을 하는 이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따라서 프린지 페스티벌의 매력은 참가하는 공연들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7일부터 3주 동안 에딘버러 전역에서 열리고 있는 프린지 페스티벌의 폴 거진(41) 위원장을 이날 에딘버러 최대 극장인 에셈블리 극장에서 만났다.
그는 “해마다 페스티벌 참가작들이 늘어나고 페스티벌의 규모가 커지고 있어 상업적인 경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페스티벌이 좀더 프로페셔널하게 바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에딘버러 페스티벌은 크게 인터내셔널, 프린지, 필름, 북, 재즈 등 6개 주요 페스티벌로 이뤄진다. 올해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52개국에서 참가해 1800여개의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의 전체 예산은 150만 파운드다. 시에서 2~3% 정도 지원받고 페스티벌 참가팀으로부터 300파운드의 참가비를 받아 운영된다. “시에서 더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프린지 페스티벌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의 지원은 2~3%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거진은 말했다.
이 페스티벌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이 인정되면 올해 10월에 런던에서 다시 공연된다. 지난해 뉴욕에서도 18편이 공연되었고 아들레이드 페스티벌과 코미디 페스티벌에서도 재공연됐다.
올해 페스티벌의 경향과 특징에 대해 그는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지난해보다 연극이 많아졌는데 166개가 더 참가했다. 둘째로 테러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 많이 눈에 띈다. 캐나다의 <마이 피라미드>, 영국의 <매니페스트 데스티니>와 테러리스트 뮤지컬 <지하드>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셋째로 큰 규모의 공연이 많아졌는 점을 들 수 있다.” 올해 공연 중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묻자 “한국의 <점프>를 비롯해 춤 공연 <베네수엘라 비바>, 연극 <더 이그조너레이티드>, 합창단 <싱 짐바브웨>, <올 웨어 보울러스> 등”을 들었다.
음악을 전공하고 런던의 ‘클래시컬 뮤직 페스티벌’과 캠브리지 인근의 ‘베리 세이트 에드문즈 페스티벌’ 위원장을 맡았던 거진은 7년 전부터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딘버러/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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