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7 18:13
수정 : 2018.03.0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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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의 반지’ 한국 버전 연출하는 아힘 프라이어.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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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4부작 국내 제작 발표회-
바그너 오페라…연주에 16시간
월드아트오페라·독일 본극장 합작
아힘 프라이어 연출…11월 1부작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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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의 반지’ 한국 버전 연출하는 아힘 프라이어.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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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한국에서 새롭게 탄생한다. 총 연주 시간 16시간에 이르는 방대한 4부작 오페라다. 2005년 마린스키 오페라(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에 의해 한국에서 연주된 바 있지만, 국내 제작은 처음이다. 한국의 월드아트오페라와 독일의 본 극장이 합작해 2018년 11월14~18일 첫번째 작품 ‘라인의 황금’에 이어 2019년엔 ‘발퀴레’(4월) ‘지그프리트’(12월), 2020년 5월 ‘신들의 황혼’을 공연한다.
한-독 수교 135주년, 독일문화원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화가이자 무대미술가·오페라연출가·영화감독인 아힘 프라이어(사진)가 연출을 맡아 관심을 모은다. 그는 베를린 국립 미대 졸업 후 베르톨트 브레히트 문하에서 연출을 배웠으며 지금껏 150편 이상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어 2007년에는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맡았고, 2011년에는 한국의 국립창극단 <수궁가>의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다. 올해 84살인 그는 여전히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니벨룽의 반지>를 연출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이전엔 로스앤젤레스 오페라극장(2010), 만하임 국립극장(2013)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힘 프라이어는 “바그너가 이 작품을 쓰던 1800년대도, 2018년인 오늘날에도 세상엔 폭력이 난무하고 사랑은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 실패를 반복하고, 유혹에 무너지고, 결국 인류의 재앙을 초래하는 인간 지그프리트의 이야기를 한국의 현재 시대상에 맞게 예술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라며 “한국을 유일한 분단국가라고 하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세계인 모두는 각자 (타인과) 분단된 채로 살고 있다고 본다.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세계적으로 통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세계 여러 극장의 <니벨룽의 반지>에 출연했고 ‘라인의 황금’에서 파졸트 역, ‘신들의 황혼’ 중 하겐 역을 맡은 베이스 바리톤 전승현 교수(서울대)는 “수백년 전 유럽인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노래하는 게 아닌, 한국의 시대 상황에 맞춰 모던하게 연출한 <니벨룽의 반지>를 올릴 수 있다는 건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객원기자
writerh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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