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22 17:34
수정 : 2018.05.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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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인디애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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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 칩거하던 자택서 19일 호흡부전으로
영문자 단순화한 조형물로 명성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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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인디애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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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LOVE(러브)’를 낯설게 확대한 조형물로 세계적인 스타작가가 된 미국 팝아트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가 지난 19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그가 미국 메인 주 바이널헤이븐섬 자택에서 호흡 부전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인디애나는 1928년 인디애나주 뉴캐슬에서 태어나 시카고 예술학교와 영국 에딘버러 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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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 케네디 광장에 설치된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표작 <러브>. 이 조각 작품 때문에 이곳은 ‘러브 파크’라고 불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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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영문 알파벳을 기하학적 구도로 표현한
조형물 연작은 미국에서 우표 이미지로도 인쇄되면서 세계적 명성을 안긴 대표작이 됐다. 알파벳 ‘L’, ‘O’, ‘V’, ‘E’를 격자 구도로 확대해 만든 것으로, ‘VE’ 위에 ‘LO’를 얹은 형상이 특징이다. <러브> 연작은 현재 뉴욕, 도쿄,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볼 수 있다. 서울에는 명동 대신파이낸스빌딩 앞에 파란빛깔 <러브>상이 2016년 설치됐고, 앞서 2006년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단순화한 문자 디자인으로 새로운 팝아트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그의 이미지를 업은 상품들이 쏟아진 탓에 ‘싸구려 상업 작가’라는 혹평도 들었던 그는 말년 자택에서 은둔생활을 했다. 현대미술사 연구자들은 그의 독특한 문자 디자인 작업들이 ‘아메리칸 드림’의 욕망에 뒤얽힌 미국 현대미술의 단면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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