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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2 05:00 수정 : 2018.07.12 09:59

갤럭시 익스프레스 멤버들. 왼쪽부터 김희권, 이주현, 박종현. 러브락레코드 제공

3인조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맛보기식’ 1분짜리 곡 22개 담아
미니CD 2장 ‘일렉트릭 정글’ 발표

“어차피 음원수익 얼마 안되잖아
즐겁게 들으면 공연 보러 오겠지
무료듣기 가능한 노래로 채우자”

“짧아도 있을 건 다 있어” 자신감
20일 서울서 앨범발매 기념파티
무대 연주하며 긴 버전으로 확장

갤럭시 익스프레스 멤버들. 왼쪽부터 김희권, 이주현, 박종현. 러브락레코드 제공
요새 가수들은 정규앨범보다 미니앨범(EP)을 선호한다. 오랜 시간 공들여 10곡 남짓 담은 정규앨범을 내도 몇몇 곡만 주목받고 나머지 곡들은 묻히기 십상이어서다. 차라리 대여섯 곡 담은 미니앨범을 자주 내는 게 더 실속있다고 여긴다. 디지털 음원 시대의 새로운 흐름이다.

여기 ‘진짜’ 미니앨범을 내놓는 이들이 있다. 오는 16일 <일렉트릭 정글>을 발표하는 3인조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다. 앨범에는 무려 22곡이나 담겼다. 그런데 왜 미니앨범이라고 하는 걸까? 각 곡의 길이가 1분밖에 안 돼서다. 22곡 다 들어도 22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음반 크기도 미니다. 지름 12㎝짜리 일반 시디보다 작은 지름 8㎝짜리 미니 시디 두 장에 각각 11곡씩 담았다. 말하자면 ‘미니 더블 앨범’인 셈이다. 미니 시디여도 보통의 시디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다. 음반 케이스는 엘피 미니어처 형태로 만들었다. 깜찍한 디자인만으로도 소장욕을 자극한다.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오는 16일 발표하는 미니앨범 <일렉트릭 정글> 표지. 러브락레코드 제공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누구 하나가 따로 작곡하는 게 아니라 합주하면서 곡을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셋이 함께 연주하면서 곡의 얼개를 데모처럼 만든 뒤 이를 확장해나가는 식이다. 2년 전부터 만들어온 데모곡을 듣던 이주현(베이스·보컬)이 어느날 제안했다. “이걸 모아 맛보기 음반처럼 내보는 건 어떨까?” 다들 “재밌겠다”며 맞장구를 쳤고, 김희권(드럼)은 “아예 미니 시디에 담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렇게 해서 1년 전부터 미니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곡 길이를 1분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연습실에서 타이머를 1분에 맞춰놓고 합주하면서 편곡했다. 짧은 곡이라 해도 안에 도입부, 후렴구, 기타 솔로 등 있을 건 다 있다. 박종현(기타·보컬)은 “1분이면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큰소리쳤다. 말 그대로 1분 만에 관객들을 우주로 보내버리는 특급열차 ‘갤럭시 익스프레스’다운 자신감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멤버들. 왼쪽부터 박종현, 이주현, 김희권. 러브락레코드 제공
앨범 전체를 들으면 개별 곡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배치에 신경썼다. 앨범 문을 여는 인트로 연주곡 ‘일렉트릭 정글’에 이어 신나게 달리는 곡들이 열차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떤 곡들은 기타 리프(반복악절)가 닮아 마치 하나의 곡처럼 느껴진다. 맨 마지막에 배치한 아웃트로 연주곡 ‘스페이스 정글’은 첫 곡 ‘일렉트릭 정글’과 주선율은 같고 편곡만 달리한 이란성 쌍둥이다. 이 곡을 듣고 다시 첫 곡으로 되돌아가면 뫼비우스 띠처럼 앨범이 끝없이 반복되는 듯하다.

음원사이트에선 유료 회원이 아니어도 1분 무료 듣기가 가능하다. 이 음반 전체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현은 “어차피 우린 음원 수익이 얼마 안 된다. 우리 음악을 즐겁게 들어주시고, 좋으면 앨범 사고 공연에 오시면 된다”고 말했다. “록이 망한 마당에 그저 우리끼리 빡세게 원초적으로 달려보자는 게 이번 앨범의 의도”라고도 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멤버들. 왼쪽부터 이주현, 김희권, 박종현. 러브락레코드 제공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공연을 하며 이 곡들을 점차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무대에서 연주하면서 곡들이 진화하고 더 깊은 생명력을 얻어나갈 것이다. 그렇게 긴 버전으로 완성되면 정규앨범에 또 담을 수도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오는 20일 서울 연남동 클럽 채널 1969에서 앨범 발매 기념 파티를 하고, 8월17일 서울 서교동 공연장 벨로주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을 한다. 제주 스테핑스톤 페스티벌(7월13~14일), 전주 얼티밋뮤직페스티벌(8월3~5일), 부산 록페스티벌(8월10~12일), 서울 렛츠락 페스티벌(9월15~16일) 등 음악축제 무대에도 줄줄이 선다.

장담컨대, 공연장에 가서 단 1분이면 당신은 이미 우주를 유영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은하계를 달리는 특급열차의 출발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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