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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4 04:59 수정 : 2018.09.14 12:10

제주 해녀문화를 재즈로 풀어내는 공연을 하는 임경은·김호철 부부.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6일 제주서 ‘숨비소리를 노래하다’ 공연
“음악 하며 하나씩 내려놓는 법 배웠다”

제주 해녀문화를 재즈로 풀어내는 공연을 하는 임경은·김호철 부부.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제주 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만큼 희귀하고 독특하다. 이를 최초로 재즈로 풀어내는 무대가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재즈 보컬리스트 임경은이 16일 오후 4시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펼치는 ‘숨비소리를 노래하다’ 공연이다.

임경은·김호철(재즈 베이시스트) 부부는 지난 5월 제주문화예술재단 해녀문화 우수예술 창작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쁨도 잠시, 해녀의 삶을 재즈로 표현하는 시도는 20년 가까운 경력의 음악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먼저 해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을 봤어요. 다른 영상과 책도 봤고요. 처음엔 막막했는데, 알면 알수록 감정이입되면서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최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임경은이 말했다.

그는 ‘강인함’과 ‘절제’를 해녀문화의 근간으로 봤다. “<물숨>에서 온종일 숨을 참은 대가는 ‘이승의 밥이 되고 남편의 술이 되고 자식들의 공책과 연필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같은 여자이자 엄마로서 찡해졌어요. 물속에 들어가면 ‘네 숨만큼만 가지고 나오라’는 대목에선 욕심 부리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느꼈고요.”

해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 포스터. 영화사 숨비 제공
해녀와 자신의 삶이 닮았음을 느끼기도 했다. “뭍에선 잘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가 물에선 자유로운 것처럼 평소 낯가림 심한 저도 재즈를 만나면 자유로워지거든요. 욕심이란 것도 그래요. 더 잘하려고 힘주면 오히려 음악이 일그러지거든요. 해녀의 삶을 음악으로 만들면서 하나씩 내려놓는 법을 배웠어요.”

임경은은 이번 공연 음악감독을 맡은 김호철과 함께 ‘숨비소리’, ‘해녀를 위한 블루스’ 등 7곡을 만들었다. 또 제주민요 ‘이어도사나’를 재해석해 새롭게 편곡했다. ‘바다꽃’은 <물숨> 감독이기도 한 고희영 작가의 동화 <엄마는 해녀입니다>를 보고 만든 곡이다. 물에 들어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위해 부유도구인 태왁에 꽃을 그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하늘에서 보면 바다에 핀 꽃 같다는 데서 착안해 만들었다. “예쁜 꽃 가득 그려진 우리 엄마의 고운 태왁”이라고 아이 목소리를 빌어 노래한다.

제주 해녀문화를 재즈로 풀어내는 ‘숨비소리를 노래하다’ 공연 포스터. 뮤직 옥토버 제공
‘이어도’는 마라도 아래 전설의 섬을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 제주 사람들은 바다에서 가족을 잃으면 죽은 게 아니라 이어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 믿으며 위안을 얻는다고 한다. 연주곡 위로 “라돈데야~” 하는 스캣(가사 대신 의미 없는 음절로 흥얼거리는 것)이 구슬프면서도 아름답다. “해녀가 물에서 나와 참았던 숨을 ‘호이 호이’ 하고 토해내는 숨비소리와 마음속 하고 싶은 얘기를 토해내는 스캣이 서로 닮은 것 같다”고 임경은은 말했다.

김호철은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결과물에 애착이 많이 간다. 이번에 만든 곡들을 녹음해 앨범으로 내거나 서울 등 다른 곳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임경은은 “우리 부부가 2007년 결혼 이후 애 낳고 키우면서 음악 활동을 이어오는 게 쉽진 않았다. 이번 작업을 계기로 우리 앞에 새로운 문이 열릴 수도 있겠다는 작은 기대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무대에는 김진수(기타)·심규민(피아노)·신동진(드럼)까지 모두 5명이 선다. 전석 1만원. 070-8779-2646.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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