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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04 00:00 수정 : 2018.10.04 00:00

4년 만의 새 앨범인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을 발표하는 에피톤 프로젝트.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년 이후 찾아온 슬럼프
영국 머물며 음악적 재충전
4집 ‘마음 속의 단어들’에 담아
12월 음반 발매 기념 공연도

4년 만의 새 앨범인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을 발표하는 에피톤 프로젝트.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차세정의 1인 밴드 에피톤 프로젝트는 지칠 줄 모르고 달렸다. 2년마다 꼬박꼬박 정규 앨범을 냈고, 이승기·수지·슈퍼주니어·투에이엠·이석훈·홍대광·백아연 등 여러 가수들에게 곡을 만들어주며 협업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지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곡을 달라 하면, 스스로 완성되지 않은 것 같아 주저했다. 간혹 곡을 주면, “우리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돌아오기도 했다. 자신의 음악 작업 또한 잘 풀리지 않았다. 어떤 날은 피아노 앞에 앉기조차 싫었다. 2016년, 그는 깊은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죠.”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에피톤 프로젝트는 런던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했다. “비틀스부터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등등 좋아하는 뮤지션이 죄다 영국 출신이에요. ‘그 나라에선 왜 음악을 잘할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죠.” 카메라와 렌즈 3개, 노트북, 건반 등을 싸들고 런던으로 간 그는 아예 장기투숙 방을 빌렸다. 어느 날은 종일 비오는 거리 사진만 찍고, 어느 날은 미술관에 가고, 어느 날은 재즈바에서 음악을 들었다. 길거리 버스킹 공연부터 콜드플레이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까지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음악 하는 사람이잖아. 다시 해보자.’

4년 만의 새 앨범인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을 발표하는 에피톤 프로젝트.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조금씩 뭔가를 끼적이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멜로디를 만들었다. 넉 달간의 런던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작업을 이어갔다. 런던에서 찍어온 사진과 영상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앨범을 낼 수 있을 만큼 곡이 쌓였다. 그 결과물이 4일 발매하는 4년 만의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이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전작들은 여행의 단상을 담은 것들이 많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새 앨범에선 사람 사이의 감정에 관한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엔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었다. 그래서 사람들 감정에 더 충실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타이틀곡 ‘첫사랑’은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찍은 사진에서 출발한 곡이다. 남녀가 너무 작은 우산을 나눠 써 남자의 한쪽 어깨가 다 젖은 걸 보고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하며 셔터를 눌렀단다. “첫사랑의 감정에다 내가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도 겹쳐 담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수지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음원과 함께 공개한다. 그가 각별히 애착을 갖는 곡은 ‘연착’이다. 1980년대 토토나 데이비드 포스터의 음악처럼 풍성하고 화려한 편곡을 입혔다. “제 음악을 기다려주신 분들께 너무 늦어서 죄송하고 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사운드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에피톤 프로젝트가 4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에피톤 프로젝트는 런던에서 기록한 글과 사진을 담은 책도 이달말께 낼 예정이다. 제목은 앨범과 같은 <마음속의 단어들>이다. “슬럼프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업기, 여행기, 가벼운 수필로 봐달라”고 그는 말했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12월 중순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큰 무대에 서는 건 2년 만이다. “오랜만의 새 앨범이라 설레요. 이 음반도 언젠가는 잊혀지겠지만,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 잘 만들었구나’ 하는 얘기를 들으면 기쁠 것 같아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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