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2 19:33
수정 : 2018.10.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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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문의 항아리> 제작과정을 담은 자료들을 선보이고 있는 ‘백자 항아리 고향의 달을 담다’ 전의 전시장 모습. 고려미술관 설립자 정조문 선생의 초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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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기업가이자 고미술 수집가
삶 기린 다큐 ‘정조문의 항아리’
제작과정과 자료 담아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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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문의 항아리> 제작과정을 담은 자료들을 선보이고 있는 ‘백자 항아리 고향의 달을 담다’ 전의 전시장 모습. 고려미술관 설립자 정조문 선생의 초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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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기업가이자 고미술컬렉터였던 정조문(1918~1989)은 지난 10년여 사이 국내에서 ‘일본의 간송 전형필’로 유명해졌다. 그는 1950년대부터 30여년간 일본에 유출된 한반도의 옛 문화유산 1700여점을 각고의 노력으로 사들여 모았다. 70~80년대엔 문인 시바 료타료 등을 비롯한 일본의 지식인들과 고대 한반도인들의 교류 흔적을 좇는 현지 답사모임을 꾸려 운영했고, 1988년 10월에는 교토시내 북쪽의 기타야마에 일본 안의 유일한 한반도 문화재 전문 컬렉션인 고려미술관을 세웠다. 이런 발자취는 2014년 그의 업적과 생전 활동을 재조명한 다큐영화 <정조문의 항아리>(감독 황철민)를 만들어 한국과 일본에서 상영해온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 스님)와 양국 제작진·후원자 450여명의 노력 덕분에 국내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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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조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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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문의 항아리>를 기획했던 불교미술사학자 최선일씨와 감독 황철민씨 등의 제작 관계자들이 올해 고려미술관 개관 30돌을 맞아 영화를 만든 경위와 관련 자료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차렸다. 지난 19일 서울 사간동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개막한 ‘백자항아리, 고향의 달을 담다’ 전(25일까지)이다.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전시에는 4년전 영화 제작 과정에서 수집된 정조문의 생애와 관련된 자료와 고려미술관 소장품 사진들, 정 선생이 아꼈던 소장품 백자항아리를 주제로 만든 국내 전통공예가들의 근작이 함께 선보이고 있다. 최선일씨는 “정조문 선생을 사랑하는 한일 지식인, 예술인들이 영화 제작을 협업했던 과정 자체가 역사적 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했다. 딸림 행사로, 일본 오사카에서 활동중인 극단 메이(MAY)의 김철의 대표가 정 선생의 삶을 소재로 만든 연극 <항아리>(2016년 작)의 디브이디 상영회도 21일 저녁 서울 명륜동 성균소극장에서 열렸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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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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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열린 전시장 개막행사에서 승무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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