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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24 18:52 수정 : 2018.10.25 14:11

올해 창간 90돌을 맞은 건축디자인잡지 ‘도무스’ 1939년 발간본 표지. 파시즘의 위협이 세계를 휘감고있던 시절이었지만, 인간 세상에서 아름다운 삶과 자유로운 상상력은 항상 추구되어야한다는 창간 주역 지오 폰티의 디자인 철학이 담겨있다.

건축가 최욱의 공간에 차린 ‘도무스인사이드아웃’전
세계적 건축잡지 ‘도무스’의 역대 표지 그래픽
한국 건축 등 포함된 특집과 명품사진 등 전시
전시장서 보이는 북촌 일자축 풍경도 볼거리

올해 창간 90돌을 맞은 건축디자인잡지 ‘도무스’ 1939년 발간본 표지. 파시즘의 위협이 세계를 휘감고있던 시절이었지만, 인간 세상에서 아름다운 삶과 자유로운 상상력은 항상 추구되어야한다는 창간 주역 지오 폰티의 디자인 철학이 담겨있다.
역사도시 서울의 또다른 진경을 만났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뒤켠의 서울 수송동 율곡로 2길 들머리. 여기 자리잡은 원오원플러스 오피스빌딩 3층 전시장에 올라가면, 유리창 바깥으로 역사를 머금은 서울 북촌 주요 건물들이 일렬로 차곡차곡 쌓이듯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펼쳐진다. 평화의 소녀상이 처음 놓인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율곡로 2길 도로를 축으로 왼쪽에 트윈타워가 있고 바로 위로 옛 미군대사관 숙소 담장이 보인다. 그 너머로는 지금 짓고있는 공예박물관 골조가 드러난 옛 풍문여고 교사, 주위 풍경을 위압하는 재동 헌법재판소의 원형 돔, 창덕궁의 숲, 명륜동·성북동의 아파트 마천루가 잇따라 눈에 들어온다. 서울 세종로 도심에서 성북동 정릉동 골짜기까지 한달음에 시선 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경험이다.

2층 전시장. <도무스>의 역대 특집기사를 확대한 패널판 아래 쪽 창으로 건물 앞길을 걷는 행인들이 보인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경이로운 조망을 안겨준 전시공간에는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잡지인 <도무스>의 창간 90돌을 기념해 잡지의 특별한 역사를 담은 기획전 ‘도무스인사이드아웃’이 차려져 있다. ‘건축가들의 교과서 혹은 참고서’라고도 불리는 <도무스>에 나왔던 숱한 명품 건축물들의 희귀 프린트사진들과 30~40년대 초창기 잡지의 표지, 그래픽 디자인, 특집기사 등을 2, 3층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도무스>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마천루 피렐리 빌딩과 초경량 의자 ‘슈퍼레게라’ 등으로 널리 기억되는 디자인 거장 지오 폰티(1891~1979)가 1928년 창간했다. ‘건축에서 가장 영구히 지속되는 재료는 바로 예술’이라는 경구를 남겼던 폰티는 로마·르네상스 등 과거 고전 예술에 대한 집요한 탐구에서 모더니즘 디자인의 새로운 영감을 퍼올리며 아름다운 삶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대한 신념을 <도무스>에 쏟아부었다. 그의 이런 성향은 전시장 3층 측면에 내걸린, 1939~1940년 출간된 <도무스> 21권의 표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잡지가 나올 당시는 파시즘이 전세계를 휘감는 전란의 시기였지만, 표지들은 그와는 관계없다는 듯이 성화나 아침식사거리, 손장갑, 보트, 술잔, 잎새 등의 다양한 디자인 소재들이 화려한 색채들로 수놓아져 있다. 삽화는 물론 편집 디자인, 제호도 계속 바뀌고 있어서, 자유로운 생활의 상상력을 갈구했던 폰티의 디자인 철학을 실감할 수 있다. 2층의 특집기사 항목에서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스카 울이 블록을 쌓는 얼개로 완공한 대구 내당성당(1966)을 다룬 1968년 특집호와 개성파 건축가 문훈의 작품세계를 황소뿔 달린 강원도 펜션 사진 등과 함께 소개한 2012년 특집호가 나란히 소개돼 눈길을 붙잡는다.

3층 전시장 창으로 바라본 율곡로 2길. 이 길 너머 헌법재판소와 창덕궁 숲, 명륜동·성북동 일대 아파트가 일직선 축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역사와 건축을 새삼 곱씹게하는 전시판과 풍경의 공간을 만든 이는 원오원아키텍트의 소장을 맡은 최욱 건축가다. 10년 전 전시장 건물을 설계한 그는 다음달 창간하는 계간지 <도무스> 코리아의 발행인도 맡아 한국 전통·근현대 건축과 <도무스>의 과거 콘텐츠를 함께 소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시장은 12월28일까지 매주 월~금 오후 1~5시에 볼 수 있다. (02)722 6700.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원오원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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