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01 19:25
수정 : 2018.11.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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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앨범 <모노>를 발표하고 연말 해체를 선언한 장기하와 얼굴들.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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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정규앨범 <모노> 끝으로 해체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샘플링
‘각자도생’ 긍정 메시지 담아
연말 연세대에서 마지막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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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앨범 <모노>를 발표하고 연말 해체를 선언한 장기하와 얼굴들.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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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이 1일 마지막 정규 앨범인 5집 <모노>를 발표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5집 발표 뒤 올해 말까지만 활동하고 해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위워크 여의도역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 음반에 대해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1번 트랙 ‘그건 니 생각이고’다. 뿅뿅거리는 전자음 위로 장기하 특유의 랩인지 타령인지 모를 읊조림을 얹었다. 2008년 장기하의 이름을 처음 알린 데뷔곡 ‘싸구려 커피’에 비하면 더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게 넘실댄다. ‘싸구려 커피’가 패배자 정서를 자조적으로 읊조렸다면, ‘그건 니 생각이고’는 장기하의 말마따나 “각자 나름의 길을 가면 된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노래 2절에는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 것도 몰라”라는 노랫말이 나오는데,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 대목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곡 ‘환상 속의 그대’에서 샘플링한 것이다. 장기하는 이를 위해 서태지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자우편을 보냈다. 데모곡을 들어본 서태지는 “대박입니다. 내가 리스펙트(존경)하는 뮤지션이 내 노래를 샘플링한다니, 마음껏 멋지게 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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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이 1일 발표한 5집 앨범 <모노> 표지.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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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스테레오가 아니라 이어폰 좌우 소리가 똑같은 ‘모노’로 작업했다. 장기하는 “앨범을 만들고 보니 수록곡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혼자’더라. 순간 1960년대 초반 비틀스의 오리지널 모노 엘피를 처음 들었을 때 감동이 떠올랐다. ‘혼자’와 연결지어 모노 믹스를 결심했고, 앨범 제목까지 <모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밴드를 해체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 10년간 밴드로서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담아낼 수 있을까를 추구해왔습니다.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다음 음반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죠.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멤버들에게 제안했고, 함께 논의한 끝에 뜻을 모았습니다.”(장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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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앨범 <모노>를 발표하고 연말 해체를 선언한 장기하와 얼굴들.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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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엽(베이스)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잘 끝낼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그동안 즐겁게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걸 다 이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는 “해체, 헤어짐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든다. 우린 가족처럼 지냈고, 이제 각자 독립해 같은 동네에 사는 거라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활동은 12월29~31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여는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 공연이다.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장기하는 “내년 1월1일부터 완전히 무(無)에서 시작하고 싶다. 솔로 활동을 할지 다른 팀을 할지 이런 걸 떠나 계획이 아예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다른 멤버들은 각자 또 다른 음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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