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0 18:21
수정 : 2019.03.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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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집중 분석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가 20일 발간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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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평론가, BTS 전곡 평론
미국 현지에서 신드롬 원인 분석
QR코드 음악 감상에 해설 곁들여
“철학적인 가사·진정성 있는 태도가
국적·인종·연령 초월해 감동 선사
올해 전세계 주목 핵심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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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집중 분석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가 20일 발간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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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사람들은 기록, 돈, 성과 등에만 집중합니다. 언론도 해외 반응을 전하는 식의 보도가 주를 이루고요.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케이팝이나 한류에 국한시키는 건 시류를 읽지 못하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부터 그들의 활동을 직접 지켜본 내게 있어서 ‘비티에스(BTS) 현상’은 다른 무엇이기 이전에 음악적인 현상이고, 케이팝을 뛰어넘은 새로운 현상입니다. 음악 안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그들 음악을 집중 분석하는 책을 쓰게 됐습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알에이치코리아 펴냄)가 20일 발간됐다. 미국 시애틀에서 10년 넘게 거주하며 미국 팝 시장의 흐름과 케이팝의 동향을 연구해온 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지금껏 발표한 16장 앨범 모든 곡을 하나하나 리뷰하고, 미국 현지에서 본 비티에스 현상의 실체를 분석했다.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처럼 음악 자체에만 집중한 책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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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집중 분석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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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이런 식이다. 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페이크 러브’에 대해 “사랑에 대한 뼈아픈 깨달음의 메시지가 이모 힙합(감성힙합) 장르가 가진 태생적인 우울함을 끌어안으며 음악적인 일관성이 확보되었고, 이를 통해 비티에스의 곡들에서는 물론이고 근래 케이팝에서는 찾기 어려운 어둡고 독특한 비장미를 담은 곡이 탄생했다”고 썼다. 이처럼 음악을 세세히 분석한 글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각 앨범 표지 옆에 정보무늬(QR코드)를 넣어 독자들이 음악을 들으며 개별 곡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김 평론가는 또 앨범 리뷰 사이사이에 칼럼 6편을 넣어 비티에스 현상과 케이팝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그는 비티에스 현상의 원인을 이렇게 바라봤다. “케이팝이 가진 매력을 두루 갖췄으면서 케이팝의 한계로 여겨졌던 부분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토털 패키지라 불리는 ‘음악+외모+퍼포먼스’의 삼박자를 갖추면서 여기에 국적·인종·연령의 경계를 뛰어넘어 보편적 감동을 자아내는 깊이 있는 노랫말과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서사, 진정성 있는 태도가 두루 더해지며 ‘아이돌’ 음악의 한계를 넘어선 거죠. 철저히 기획되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만듦새가 특징인 케이팝 아이돌 음악에선 쉽게 찾을 수 없는 날것의 매력과 진솔함이, 음악의 진정성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미국 대중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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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집중 분석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의 저자 김영대 음악평론가.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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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평론가가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한 인터뷰도 책에 담았다.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는 과소평가된 방탄소년단의 래퍼로서의 면모를 짚고, 작곡가 브라더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남다른 음악 작업 방식과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음악적 능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창작자와 수용자를 한 몸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서사를 만들어낸 데 대해 놀라움을 표한다.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제프 벤저민 <빌보드> 칼럼니스트, 한국인 그래미 선정위원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 비티에스 콘텐츠 번역계정 운영자 채명지 등과도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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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집중 분석한 책 <비티에스: 더 리뷰―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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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앞날을 어떻게 내다볼까?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거둔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팬덤의 힘을 통해 떠받쳐졌다면, 올해는 주류 시장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될 중요한 분기점인 것 같습니다. 곧 발매될 새 앨범과 싱글이 아마 기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대중적 성공이 그대로 반영되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에서 케이팝 최초로 본상 후보에 오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대중적 열풍을 일으킬 수 있는 곡을 주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특별히 대중성을 의식해 애매한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지금껏 비티에스 현상을 떠받친 팬들과 깊이 교감할 수 있는 음악, 그러면서 동시대 젊음의 고민을 담아낸 음악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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