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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11 02:59 수정 : 2019.04.11 02:59

4년 만의 정규 앨범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를 8일 발표한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4년만에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 발매

“한국 뮤지션과의 작업이 많은 영향
앨범에 소박한 사운드·메시지 담아
위축되는 한국 인디음악계 안타까워”

4년 만의 정규 앨범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를 8일 발표한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한국은 제2의 고향 같아요.” 9일 서울 홍익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난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이 말했다. 인사치레가 아니다. 그는 요즘 서강대 한국어학당에 다니고 있다. “한국어 공부가 어렵지만,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감정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요. 얼마 전 어학당 선생님께 드릴 꽃을 사러 갔을 때 꽃가게 주인이 제 한국말을 알아들어서 얼마나 기쁘던지요.” 그는 영어로 말하면서도 간간이 한국말을 섞었다.

한국과의 첫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벨기에에서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알고 보니 한국인 입양아 출신이었다. 얼마 뒤 자신이 2003년 발표한 노래 ‘크루진’이 뒤늦게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인에게서 전해 들었다. 당시 귀네스 팰트로와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국내 옷 광고에 그 노래가 쓰였기 때문이다. 한국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한국 음반사와 공연기획사를 수소문해 메일을 보냈다. 2012년 첫 내한공연을 하고 정식 음반 계약도 했다.

이후 한국을 10번도 넘게 다녀가며 인연을 켜켜이 쌓았다.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와 합동공연을 하고, 선우정아·성기완·김사월·김해원 등 한국 음악인들과 협업한 앨범 <옴니버스>도 발표했다. 자신의 정규 앨범에 한국에 대한 애정을 담은 곡 ‘홍대’를 수록하기도 했다. “한국 뮤지션들과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한국인들에겐 더 깊고 섬세한 감정의 층이 있고, 그걸 음악으로 표현하는 걸 보며 저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이 8일 발표한 정규 앨범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 표지.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시오엔은 4년 만의 정규 앨범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를 8일 발매했다. 피아노와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클래식 사운드가 앨범을 지배한다. “이전 앨범은 기타 중심의 밴드 사운드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제 음악의 뿌리인 클래식으로 돌아왔어요. 요즘 너무 많은 효과음과 기계음으로 과잉 프로듀싱한 음악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소박한 사운드에 정직한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그는 음악 교사인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클래식 교육을 받았다. 이번 앨범 수록곡 ‘바로크’는 아버지가 현악기 편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지친 이들에게 응원과 위안을 주고 싶다고 했다. 여동생을 생각하며 만든 타이틀곡 ‘리틀 걸’은 젊은 세대를 향해 부르는 노래다. “몇년 전 한국 왔을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운동이 한창이었어요. 거리에 나온 젊은 세대를 보면서 ‘계속 그렇게 불의에 맞서 싸웠으면 좋겠다. 두려움 없이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너희들을 지지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유럽에서도 10대들이 거리에 나와 정부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해요.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이 노래에 담았습니다.”

4년 만의 정규 앨범 <메시지스 오브 치어 앤드 컴포트>를 8일 발표한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최근 한국 음악계를 보는 그의 심경은 복잡하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케이팝이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현상은 반갑고 흥미롭지만, 그가 애정을 갖는 한국 인디 음악계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 지내던 3호선 버터플라이는 보컬 남상아가 프랑스로 이민 가면서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피아 등 상당수 밴드가 해체를 선언했다. 음악만으로 생활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경제적 이유로 밴드들이 해체하는 건 슬픈 현실입니다. 곡을 만들고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음악에 있어선 돈보다 경험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음악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걸 좋아해요.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경험하고 배우는 게 날 부유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5월12일 서울 서교동 ‘벨로주 홍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강이채가 함께 무대에 선다. 이후 한국어학당 2단계 시험을 치르고 벨기에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단계를 통과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카페를 나서는데, 스피커에서 ‘크루진’이 흘러나왔다. 카페 주인이 “다음에 또 오라”고 인사했다. 시오엔은 한국말로 또박또박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대답했다. 배낭을 메고 골목으로 사라지는 시오엔이 마치 홍대 인디 뮤지션 같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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