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일본 스타디움 투어 중 첫날 공연이 펼쳐진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앞에서 일본팬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BTS가 7일까지 이틀 연속 무대에 오르는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는 5만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이자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세레소오사카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오카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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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대 일본 여성팬 주류…“BTS 노래 느끼려 한국어 공부”
BTS 일본 스타디움 투어 중 첫날 공연이 펼쳐진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앞에서 일본팬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BTS가 7일까지 이틀 연속 무대에 오르는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는 5만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이자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세레소오사카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오카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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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을 제대로 몰라도 됐다. 공연장 인근의 지하철역에서 내려 그저 사람의 물결을 따라가니 목적지에 닿았다. 지난 5월부터 월드 스타디움 투어에 나서 세계 도처의 '아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일본에 상륙했다. 일본은 올해 2월 일정이 공개됐던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SPEAK YOURSELF)의 종착지다. 2주에 걸친 나흘간의 일본 투어 중 첫날 공연이 펼쳐진 오사카(大阪)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에는 6일 오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었다. BTS가 7일까지 이틀 연속 무대에 오르는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는 5만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이자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세레소오사카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개장 시간인 오후 2시가 가까워지면서 스타디움 입구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간혹 서양 여성이나 히잡을 쓴 제3국 여성, 거기에 한국에서 건너온 열성 아미들이 섞여 있긴 했지만, 십중팔구는 10~30대 일본 여성 팬들로 봐도 무방할 듯했다. "이렇게 멋있고(잘생기고) 귀여울 수가…." 공연장으로 이어지는 길에 줄지어 세워진 현수막은 탄성이 터지는 포토존이 됐다. BTS 멤버 7명의 얼굴 사진이 각각 프린트된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면 이를 두 손으로 꼭 잡은 채 인증샷을 찍었다. 이때 일본 여성 아미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와이이(かわいい, 귀엽다는 뜻)"나 "갓코이이(かっこいい, 잘생겼다는 뜻)"를 연발했다. 일본에서 제3차 한류 붐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온 BTS의 올해 첫 일본 투어는 최근 한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정치·외교·경제적으로 악화한 양국 관계가 혹시나 일본 아미들의 발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로 이어지는 길에 설치된 BTS 현수막에서 한 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카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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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직후인 작년 11월의 도쿄돔 공연 때처럼 극소수 일본 우익 세력의 소란스러운 움직임은 없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예상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공연장 주변은 그냥 BTS를 좋아하는 팬들의 축제장이라는 표현에서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분위기였다. 자신의 이름을 모모(桃)라고만 밝힌 20세 일본인 여대생에게 BTS의 어떤 노래가 좋은지 물었더니 명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소 왓(SO WHAT)을 가장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어 잘하네요"라고 하니 "BTS 노래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답을 줬다. 스타디움 앞쪽의 널찍한 운동장에 마련된 BTS '굿즈'(기념품) 판매장에도 이날 정오가 지나면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긴 줄이 만들어졌다. BTS 멤버 얼굴 사진이 들어간 부채 같은 다양한 기념품을 가득 담은 가방을 멘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보물이라도 손에 넣은 것처럼 행복해 보였다. 우메다 쇼코라고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 나라(奈良)현 출신인 10대 여학생은 아빠인 마사루 씨와 함께 이날 BTS 공연을 보러왔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각자의 가방에 담긴 기념품 값이 얼마나 되는지 물으니 딸은 1만4천엔, 아빠는 1만1천엔이라고 답했다. 부녀가 BTS 기념품을 사는 데만 2만5천엔, 한국 돈으로 약 27만원을 쓴 것이다.
BTS 굿즈 사려는 일본 아미들 BTS 일본 스타디움 투어 첫날 공연이 펼쳐진 6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앞 운동장에 마련된 BTS 굿즈(기념품) 판매장 주변이 기념품을 사려는 팬들로 붐비고 있다. 오카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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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 딸, 딸 친구 등 3명과 함께 내일(7일) 공연을 보려고 하루 일찍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신칸센을 타고 왔다는 30대 후반의 여성은 돈을 많이 쓰게 됐다면서도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냥 니시무라(39)라고만 이름을 밝힌 이 여성이 이번 BTS 공연을 보려고 지불한 돈은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생각됐다. 입장권, 숙박비, 교통비, 기념품 등을 합쳐 1인당 5만엔(약 54만원)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날 공연장 주변에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적잖게 보였는데, 이들 대부분은 니시무라 씨처럼 일본 전국 곳곳에서 온 BTS 아미인 듯했다. 야마구치현은 현재 한국에 대한 강경 외교정책을 이끌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역구를 둔 정치적 고향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최근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니시무라 씨에게 질문하니 대답이 너무나 간단명료했다. "서로 대립하지 말고 사이 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웃이잖아요." 옆에 있던 니시무라 씨의 딸인 사키(15) 양이 갑자기 기자에게 "BTS를 빨리 보고 싶어요"라고 한국어를 쏟아냈다. 니시무라 씨는 "우리 딸이, 요즘 학교 공부는 안 하고 (BTS 영향으로) 한국어 공부에 푹 빠졌답니다"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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