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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1 18:21 수정 : 2019.08.21 19:37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래 전략 공개]

“세계시장에서 국내 음악은 ‘2%’뿐”
방시혁 대표, 산업 한계 극복안으로
고객 경험 기반한 사업 확장 제시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는 다른 연예기획사들과 질적으로 다른 회사 같다. 기존 에스엠·와이지·제이와이피 등 3대 기획사를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이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빅히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최근 움직임을 두고 이렇게 분석했다.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인기뿐 아니라 빅히트가 앞으로 전개할 사업의 전략적 방향에 주목해서다. 그는 지난달 문을 연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예로 들며 “빅히트는 플랫폼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다. 아마존, 애플, 스포티파이 같은 글로벌 아이티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움직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의 행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를 열어 베일에 싸여 있던 그동안의 사업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빅히트 관계사·협력사 등에서 온 200여명이 참석했다.

플랫폼·콘텐츠·게임 회사와 협업
IP 활용 소설·웹툰·드라마 제작도

방 대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0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39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에스엠·와이지·제이와이피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비상장사인 빅히트가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2조원 넘을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이런 수치보다 방 대표가 이날 강조한 것은 ‘음악산업의 혁신’이다. 그는 게임산업과 비교하면서 음악산업의 한계와 이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했다. 2017년 기준 국내 음악시장 규모는 9억6700만달러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인 데 견줘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0억6500만달러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나 된다. 한국인들이 음악과 게임 소비에 비슷한 시간을 투자하는데도 시장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음악산업이 그 가치와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방 대표는 분석했다.

전세계 팬들 불편함 최소화하고
즐거움 경험 증폭시키는 데 초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고객 경험의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이다. 빅히트는 이미 다른 회사와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플랫폼 사업 자회사 ‘비엔엑스’, 콘텐츠 판매 자회사 ‘비오리진’, 씨제이이엔엠과 합작한 기획사 ‘빌리프랩’ 등을 만든 데 이어, 최근에는 걸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 등을 인수했다. 민희진 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이사를 브랜드총괄(CBO)로 영입해 쏘스뮤직과 함께 걸그룹 제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 경험의 혁신은 팬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즐거운 경험을 확장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예컨대 공연장에서 한정판 엠디(기념품)를 사려고 새벽부터 줄 서는 팬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하고,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쉬고 놀 수 있는 휴게소와 플레이존을 설치하는 식이다. 윤석준 빅히트 공동대표는 “티케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연 추첨제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의 생중계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엔엑스가 개발한 플랫폼은 전세계 팬들과의 소통과 콘텐츠·엠디 구매를 돕는다. 서우석 비엔엑스 대표는 “지난 6년간 모인 기존 팬카페 회원이 150만명인데, 위버스를 시작한 지 두달 만에 200만명이 가입했다. 229개국에서 하루 80만명이 이용한다.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을 돕고 다양한 유료 콘텐츠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엑스는 코머스 플랫폼 ‘위플리’도 개설했다. 전세계 팬들이 같은 가격으로 편리하게 엠디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엠디·티켓뿐 아니라 공연 지역의 교통·숙박 등 편의시설 결제도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음악산업의 경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의 확장까지 꾀하는 셈이다.

아티스트의 아이피(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방탄소년단 스토리에 바탕을 둔 소설 <화양연화 더 노트>는 20만권 가까이 팔렸고, 네이버 웹툰도 국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네이버 라인과 합작한 ‘비티21’의 캐릭터 사업, 넷마블과 합작한 게임 ‘비티에스 월드’, 완구회사 마텔과 합작한 ‘패션돌’ 등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국내 드라마 제작사와 손을 잡고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기반한 드라마를 내년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차우진 평론가는 “지금 빅히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에스엠도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것이다. 시장 규모가 안 됐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초대형 글로벌 팬덤을 동력 삼아 새로운 판을 깔고 있다. 이제 그 판 위에서 어떻게 놀지를 고민하는 회사들이 자꾸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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