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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7 16:54 수정 : 2019.08.27 19:59

선미가 2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어 신곡 ‘날라리’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7일 쇼케이스 열어 신곡 ‘날라리’ 공개
‘태평소 비트’로 세련된 중독성 발산

선미가 2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어 신곡 ‘날라리’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선미는 지난 3월 멕시코에서 공연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관객들이 남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무대에 심취해 흥을 폭발시킨 것이다. 큰 감동을 안고 호텔로 돌아온 선미는 생각했다. ‘역시 멕시코는 흥의 나라구나. 흥의 민족인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 흥 하는데….’ 문득 ‘날라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인터넷으로 날라리를 검색해보니 국악기 태평소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좋았어. 다음 곡은 날라리야.’

디제이 프란츠에게 “오빠, 태평소 비트 어때?” 물었다. 프란츠는 국악기로 록을 연주하는 밴드 잠비나이의 리더 이일우가 연주한 태평소 소리를 이용해 비트를 만들었다. 선미는 멜로디와 노랫말을 만들어 붙였다. 그렇게 완성한 곡이 ‘날라리’. 태평소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가 섞인 비트가 세련된 전자음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중독적이다.

선미가 2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어 신곡 ‘날라리’를 공개했다. 나비 이미지를 형상화한 의상을 입고 노래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비는 뮤직비디오에서도 주요한 메타포로 등장한다. 그는 “날라리라는 단어에서 과거의 허물을 벗고 훨훨 날아가는 나비를 떠올렸다. 벌은 떼지어 다니지만 나비는 홀로 난다. 나비는 저의 첫 움직임을 상징한다. 혼자서 높이 날아오르고 싶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선미가 2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어 신곡 ‘날라리’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신의 말처럼 그는 이미 높이 비상한 나비가 되었다. 몸담았던 걸그룹 원더걸스가 2017년 해체한 이후 소속사를 옮기고 솔로 가수로 활동한 그는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올해 상반기에는 케이팝 여성 솔로 가수로는 최초로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월드투어를 돌았다. 선미는 “월드투어 가기 전에는 무섭고 부담감이 컸지만, 막상 투어를 해보니 눈동자와 머리 색깔도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제 이름을 외쳐주는 걸 보며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제 시야가 넓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미는 ‘날라리’에서 남들이 뭐라 해도 나만의 길을 당당히 가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이전에도 사랑보다는 자아에 관한 노랫말을 써왔다. “요즘 현대인들이 마음이 많이 아픈 것 같아요. 자아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에게 내가 나 자신에게 한 것처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자아에 대한 주제에 몰입하고 공부도 계속하고 있어요.” 그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도 어려울 수 있다. 제가 충고나 조언을 하기보다는 아픈 걸 알아주고 공감하는 게 더 의미있게 다가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에 이어 ‘날라리’까지 모두 세 글자 제목인 데 대해 그는 “전혀 몰랐다. 의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곡으로는 2주간 짧게 활동하고 이후 새 미니앨범을 낼 예정인데, 그때는 제목이 다섯 글자다”라고 귀띔했다. 선미는 “앞서 발표한 곡들이 모두 음원차트 1위를 해 이번 신곡을 발표할 때 엄청 부담이 됐는데,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즐겁게 활동하려 한다”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월드투어도 또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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