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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9:10 수정 : 2019.12.11 10:33

오직 ‘나만을 위한 콘서트’를 표방한
지니뮤직의 마마무 ‘버추얼 플레이’ 앨범

신기술에 보수적인 클래식계도
쇼팽 콩쿠르서 처음으로 VR 도입

‘파라다이스 아트랩…’ 전시에선
작가가 만든 낙원 감상하며 산책

“너의 속삭임/ 손끝의 떨림/ 지금 이 느낌/ (…) 뜨거워진 터치/ 표현하지 못하겠어 이 느낌….”

손에 닿을 듯 눈앞에서 마마무의 공연이 펼쳐진다. 눈과 눈이 마주칠 정도로 한층 바짝 다가간 느낌에 신나는 곡은 더 신나게, 농염한 곡은 더 농염하게 다가온다. 멤버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면, 홀린 듯 고개를 돌려 무대 반대편에서 펼치는 퍼포먼스를 따라간다. 앞쪽의 가수와 반대편에 있는 백댄서, 양옆의 밴드에 둘러싸여 공연장 한가운데서 ‘오직 나 혼자만을 위한 공연’을 보는 기분이다.

지니뮤직이 10일 그룹 마마무의 가상형 실감 음악 <버추얼 플레이>(VP) 앨범을 출시했다. 이 앨범은 마마무의 ‘데칼코마니’ ‘너나 해’ 등 5곡의 인기곡 공연을 가상현실(VR)로 제작한 영상을 담고 있다. 평균적인 가상현실 콘텐츠의 해상도보다 5배가량 높은 150만픽셀로 구현된 영상을 좌우 360도, 상하 180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다. 그동안 공연이나 뮤직비디오를 가상현실로 제작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여러 곡을 묶어 앨범 형태로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마무의 ‘우리끼리’를 가상현실 영상으로 구현한 ‘버추얼 플레이’ 공연 장면. 지니뮤직 제공

‘나만을 위한 콘서트’를 표방한 마마무의 버추얼 플레이 앨범은 마마무 팬덤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마마무 로고가 인쇄된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MD)와 에스디(SD) 메모리 카드, 아티스트 포토 북 등으로 구성돼 5만5천원이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충성도 높은 팬들이라면 구매에 나설 것이라는 계산이다. 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는 “더 많은 아티스트를 상대로 버추얼 플레이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간 공연 중계를 시작하면 구독형 서비스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팝 등 대중음악뿐만이 아니다. 클래식, 미술 등 다양한 부문에서 한층 진화한 가상현실 기술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5세대 통신(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문화예술 영역에서 실사형 가상현실 콘텐츠의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험과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마마무의 ‘우리끼리’ 가상현실 공연 영상을 보다 고개를 돌리면 반대편에서 공연하는 백댄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니뮤직 제공

상대적으로 신기술에 보수적인 편인 클래식 음악계도 가상현실에 점점 문을 열고 있다. 5년마다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국제 콩쿠르 중 처음으로 가상현실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프레데리크 쇼팽 협회는 내년에 열리는 제18회 콩쿠르에서 브이아르 카메라를 무대 위의 피아니스트 가까이에 배치해, 시청자들이 피아니스트의 관점에서 연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야니크 네제세갱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들도 최근 브이아르 카메라로 촬영한 연주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마마무 버추얼 플레이 앨범 구성품

첨단 테크놀로지를 선호하는 국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경우, 가상현실 기술을 이미 수년 전부터 도입해 전시에 활용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10월18일부터 11월3일까지 인천의 복합 리조트공간인 파라다이스시티의 스튜디오 파라다이스에서 열린 소장 작가들의 미래예술 잔치 ‘파라다이스 아트랩 쇼케이스 2019’가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초로 여러명이 동시 접속해 작가가 만든 가상 세계를 산책하며 감상하는 첨단 가상현실 작품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낙원인 무릉도원을 가상현실 세계 속에 펼쳐놓은 권하윤 작가의 <피치 가든>이란 작품으로 매일 한시간에서 두시간 넘는 관객 대기 줄이 늘어설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권하윤 작가의 <피치 가든>은 세계 최초로 여러명이 동시 접속해 작가가 만든 가상 세계를 산책하며 감상하는 첨단 가상현실 작품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낙원인 무릉도원을 가상현실 세계 속에 펼쳐놓은 모습이다.

이런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의 확대는 곧 가상현실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2022년 전세계 가상현실 시장이 약 150억달러(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는 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데, 2021년엔 전세계 시장이 181억달러(약 21조원), 국내 시장은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상현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뜨거워져 네이버는 지난 10월에 실감형 동영상 플랫폼인 ‘브이 라이브 브이아르’ 앱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지훈 노형석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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