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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0 17:23 수정 : 2005.03.10 17:23

충남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상산마을 주민들이 비닐집에서 기른 딸기를 수확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새콤달콤 빠∼알간 봄을 따다

산과 들은 아직 황량한 늦겨울 풍경. 남녘에서 나른하게 고개 처들던 봄기운이, 막바지 폭설과 추위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유달리 더디게 오는 봄이다. 상큼한 봄맛·봄향기를 만날 수 있는 딸기 수확 체험마을로 가보자. 비닐집을 한겹 열어젖히고 맛보는 딸기맛 체험 여행이다. 푸른 밭이랑 흰 꽃무리 사이로, 새콤달콤 향기를 내뿜는 탐스런 딸기들이 여행객의 손길을 기다린다.

충남 홍성군 홍북면 용봉산 자락 상하리 상산마을. 들판을 덮은 비닐집마다 봄맛 봄빛깔이 숨기고 있는 마을이다. 25년 전부터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딸기 비닐집이 요즘은 가을~봄 사이 대부분의 논밭을 장식한다. 30여가구에서 한해 약 40여톤의 딸기를 생산한다. 방울토마토와 딸기 생산을 겸하는 하산마을까지 더하면 상하리 딸기 농가는 50여가구. 딸기 등 농작물 수확체험을 하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최근 녹색체험마을로 지정됐다.

비닐집 문을 열면 후끈한 온기와 함께 꿀벌 날갯짓소리 자욱한 봄 세상이 펼쳐진다. 밭이랑마다 탐스럽게 익은 빨간 딸기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10월에 모종을 심어 겨울을 넘긴 ‘반촉성재배종’ 육보 딸기다. 노지 딸기는 5월에야 나오지만, 전해 8월부터 촉성재배를 통해 한겨울에도 비닐집에서 탐스런 딸기를 수확하게 된다.

“2월부터 수확하는 육보는 단맛과 향기가 뛰어나면서 새콤한 것이 특징이죠.” 6년째 딸기 재배를 하고 있는 최선부(42·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씨가 큼직한 딸기 하나를 따서 건네며 맛볼 것을 권한다. “그냥 따먹어도 괜찮아요. 농약은 꽃 피기 전 최소한의 양만 사용하죠.” 꿀벌로 수정을 하기 때문에 꽃이 핀 뒤엔 농약을 치려야 칠 수도 없단다.

촉성재배 육보 딸기 주렁주렁
벌꿀 노니는 비닐집 진풍경
빛 고르고 ?甦 젖혀진 게 상품




12월 들어 꽃이 피기 시작하면 벌통을 들여놓는데, 한 비닐집에 사흘 정도씩만 둬야 한다. 오래 두면 벌들이 같은 꽃을 다시 뒤지게 돼 기형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야 하므로, 온실 안은 다소 후텁지근한 편. 물과 친환경 발효제를 섞은 영양분은 비닐을 깐 고랑 땅밑 호스를 통해서 공급한다.

올 딸기 작황은 괜찮은 편이지만, 딸기 농가들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가장 많이 재배하는 육보 품종에 대해 일본쪽이 내년부터는 로열티 지급을 요구해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산 품종으로 매향이 개발돼 있지만, 묘목이 병해충에 약하고 꽃대가 너무 길게 자라나오는 등 재배가 까다롭다는 게 최씨의 말이다.

딸기를 선별해 포장하던 최씨가 최상품 딸기의 기준을 알려줬다. 꼭지가 과육의 흰 부분이 드러날 정도로 젖혀진 것,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고르고 매끄러운 것, 큼직하면서도 표면의 씨가 고르게 박힌 것 등을 고르면 맛은 보장할 수 있단다.

미리 연락하고 상산마을을 찾아가면 비닐집 안에 들어가 직접 딸기를 딸 수 있다. 1인당 8000원을 내면 수확체험을 한 뒤 1㎏까지 큼직한 딸기를 골라 담아 가져가게 한다. 3월 들어 딸기 소비가 늘면서 값은 다소 오른 편이다. 상하리의 방울토마토 생산농가를 방문해 방울토마토 수확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수확체험 제외). 5월말까지 딸기 수확체험을 하고, 끝물에는 딸기잼 만들기 체험이 곁들여진다. 홍성군청 문화공보실 (041)630-1362. 상하리 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 최선부씨 (041)632-5904.

홍성/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여행정보=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홍성나들목에서 나가 홍성읍내로 간 뒤 덕산·용봉산 팻말 보고 좌회전한다. 직진하다 용봉초등학교 쪽으로 팻말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하산마을 지나 상산마을(용봉산 미륵암쪽 등산로 들머리)이다. 홍성나들목에서 나와 도로 밑에서 좌회전해 잠시 가다 상촌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조금 뒤 다시 좌회전하면 김좌진 장군 생가터가 있다. 여기서 팻말을 따라 더 가면 10분 거리에 한용운 선사 생가터가 있다. 남당리 포구로 가면 새조개·주꾸미 등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홍성읍에 홍성온천이 있고, 용봉산 북쪽 예산 덕산면엔 덕산온천이 있다.


논산·거창에도 딸기공주 사네

4월까지 체험행사…예약 필수



홍성 말고도 딸기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다. 이 가운데 충남 논산시와 경남 거창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체계적인 딸기 수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예약 필수.

논산 딸기 그린투어=논산시는 전국 최대의 딸기 생산지다. 연무읍·양촌면·광석면·부적면 등의 2200여 농가에서 비닐집 딸기 농사를 짓는다. 요즘 출하되는 딸기는 육보와 사치노카, 국산품종 매향 등. 양촌면과 광석면의 일부 농가에서 4월 말까지 딸기 수확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묘목 때부터 전혀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비닐집 딸기밭에서 직접 따먹고, 가져갈 수 있게 한다. 진딧물 등 해충은 천적 곤충을 풀어놓아 방제했다. 1인당 8000원을 내면 마음껏 따먹고, 300g 용기에 가득 담아 가져갈 수 있다. 딸기잼과 토스트도 무료로 제공된다. 방울토마토 수확체험(6000원), 천연염색체험(5000원), 국궁 쏘기 체험(5000원)도 있다. 4월8~10일엔 논산천 둔치에서 딸기축제를 펼친다. 논산시청 농정과 (041)730-1385.

거창 딸기 녹색체험=거창읍과 가조면이 주요 딸기 생산지. 4월말까지 딸기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 거창군과 거창사이버농원( www.farm.go.kr )은 오는 19~20일 가조면 온천지구에서 제9회 거창 딸기 녹색체험 이벤트를 펼친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장희 등 품종을 대상으로 딸기 수확체험과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1인당 1만원을 내면 딸기를 따서 맛보고 500g 한 상자를 가져갈 수 있다. 점심식사(장터국밥)와 온천이용권도 제공된다. 딸기 빨리먹기대회, 딸기 퀴즈대회, 딸기 요리 체험을 비롯해 솟대만들기·생활도자기만들기·양초공예·탁본·천연염색 등 전통 문화체험 행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19일엔 전국민속예술축제 대통령상을 받은 거창 일소리 공연, 유랑극단의 노래자랑, 불꽃놀이 등이 펼쳐지고 20일엔 마술쇼·마당극 등 공연이 진행된다. 거창군청 행정과 (055)945-1551.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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