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챙이에 끼운 삼겹살은 냄새와 연기를 나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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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기자의 삶과 맛] ⑤ 삼겹살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 ‘달리세‘
된장국 동치미 마카로니 천사채 등 각종 샐러드 ‘무제한 꽁짜’
부서 · 동호회 등 단체모임 장소로 강추…특히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오래전, 아무도 살지 않던 이 둥근 땅 덩어리에 긴 시간동안 사람들은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낮고 낮은 지붕들이 모여 소담스럽게 우리의 행복을 지켜 주는가 싶더니 지붕의 높이가 점점 높아진다. 신을 그리워하는 걸까! 자연의 섭리를 운운하면서 5층 이상 높이에서는 사람이 살수 없다고 이야기하던 자연주의자들도 많았지만 거대한 자본의 논리는 그 진실을 따지기도 전에 그런 주장을 사장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뽕밭 잠실이나 모래더미 한강둔치에 삐죽삐죽 높다란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내 머리위에 사람 있고 내 발아래 사람이 있다. 이 아파트란 것이 참으로 요상해서 지금은 재산증식 수단으로 너도 나도 좋아라하는 물건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참으로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우스운 일도 많았다. 당시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이 잘 안 돼서 희한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일단 아파트에서 살면 전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었다. 왜냐고! 아파트 동마다 ‘엘리베이터 걸’을 두었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예쁜 아가씨가 “올라갑니다, 내려갑니다.” 했으니 남정네들 심장이 울렁울렁했더랬다. 아줌씨들도 얼마나 편했을 고! 무엇이든 세월이 지나면 예전일이 까마득해지는 법이다.
삼겹살은 아파트만큼이나 우리에게 친근한 먹을거리이다. 예전에는 그저 불판이나 프라이팬에 구워 먹던 것이 요즘은 익혀 먹는 법이 다양해졌다. 이름도 희한한 <달리세>에서는 삼겹살을 이상한 꼬챙이에 꽂아서 굽는다. 테이블 가운데에 파진 구멍 안에 ‘hot 삼겹살’이나 ‘wine삼겹살’이 꼬챙이에 끼워져 지글지글 익으면서 돌고 있다. 먹다가 남은 삼겹살은 바로 옆에 수증기가 모락모락 나는 곳으로 옮겨 놓고 계속 데워 먹을 수 있다. 그 삼겹살은 마치 수증기로 만든 천으로 덥혀 있는 듯 시간이 지나도 딱딱해지지 않아 맛있다.
10년만에 모이는 동아리 · 동창회 모임장소를 찾는 당신, 이 곳이라면 장소가 비좁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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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바에 잔뜩 쌓인 흰 그릇을 보면 신선한 채소에 절로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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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2-564-9049
영업시간 낮 12시~ 밤 10시 30분
메뉴
hot 삼겹살, wine 삼겹살 9천원 / 잔치국수 3천원 / 공기밥 1천원 / 소주 3천원 / 맥주 4천원 / 와인 4만5천원 * 귀띔 한마디 점심때는 매운 갈비찜과 쌈밥 정식만 합니다. 10년 만에 모이는 동아리 모임 장소로 적합하고, 부서 단체 회식 장소로도 좋다. 옷에 구운 삼겹살 냄새 배는 것을 싫어하는 여성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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