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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01 16:38 수정 : 2007.10.02 10:30

아이들과 함께 한강 위에 뜬 해와 달, 별을 구경해도 좋다.

[박미향기자의 삶과 맛] (17) I.O.U

뚜벅 뚜벅. 한 무리의 군인들이 트럭에서 내린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윽고 메고 있던 총을 들어 일제히 사람들을 향해 쏜다. 두드득… 군인들은 미세한 자극에 바로 반응한다. 영화라서 다행이다. 실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지구는 우주에서 참으로 참혹한 별이 될 것이다. 가능할까? 심리학자 스키너의 실험을 떠올리면 어쩜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 모르겠다. 두려운 생각이 든다.

어둑한 지하 실험실에서 한 과학자가 요리 조리 이상한 상자를 만든다. 좁고 작은 상자를. 이윽고 아름다운 그의 딸, 데보라가 다가온다. 딸을 지긋이 바라보던 과학자는 곧 그 상자 안으로 딸을 밀어 넣는다. 그 후 그녀는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아빠가 울리는 종소리와 연결된 먹을거리를 받으면서 살았다. 2년 동안이나. 과학자가 알아낸 진실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으나 엽기적인 실험은 비난을 받았다.

스키너는 이런 사람이다. 어쩌면 그는 신에 더 가까이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의 상자는 어떤 상자였을까? 궁금해진다. 문득 요시모토 바나나의 상자가 떠오른다. 그녀의 소설 <불륜과 남미>에 등장하는 상자는 비록 병적이긴 했지만 딸을 너무 사랑한 우울한 엄마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방식이었다.

단체손님을 위한 방도 여러개 준비되어 있다.

스키너처럼 신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우울한 엄마처럼 자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맛있는 레스토랑 를 만든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자리였던 마포의 높다란 언덕에 맛있는 퓨전 요리와 ‘한강’을 푸짐하게 한 상 차렸다. 2005년 5월 25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주인장 부부는 결혼 35주년을 기념해서 그들의 멋진 집 마당에서 다시 웨딩마치를 울리고 를 세상에 선보였다. 자신들의 집과 아름다운 한강 경치를 세상 사람들에게 펼쳐 보인 것이다.

요리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주인장은 그저 맛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공부를 하고 멋진 요리사를 채용했다. 이곳에는 국수무침이나 낙지요리 같은 우리네 음식도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서양식 요리들이다. 그것들의 색과 맛, 향이 이 집과 한층 잘 어울린다. 특히 안심 스테이크가 담백하면서도 쫄깃하다.

야외 테라스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한강 바람을 맞으면서 음식을 먹는 것,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일 것이다.
실내는 고풍스럽고 고급스럽다. 주인장 부부가 노구를 이끌고 직접 만든 것이라 더 멋지게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한강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해, 달,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다. 그 긴 강을 따라 흐르는 시간을 혀끝에 도는 향긋한 맛과 함께 맛볼 수 있다. 한강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야외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한강 바람을 맞으면 맛난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일 것이다. 매년 밸런타인데이가 돌아오면 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인다. 상업적이든 아니든 그날은 ‘사랑한다면’ 속삭인다. 그날 이곳에서 한강 위의 나는 아름다운 한 쌍의 새들처럼 속삭여도 멋질 것 같다.

주인장 부부는 이곳에 아직 살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정말 자신들의 집을 찾아온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반갑고 고마운 생각이 든단다. 스키너와는 다르게 맛으로, 한강의 바람으로 신에게 다가갔다. 살랑 솔바람이 분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I.O.U에서 선보이는 퓨전 일식 샐러드.
위치 서울 용산구 청암동
전화번호 02-3275-1151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식사는 9시 오후 11시30분
메뉴 샐러드 1만3천원 / 애피타이저 1만2천~2만원 / 스페셜 2만4천원 / 퓨전스테이크 3만2천원 / 누들, 라이스 1만3-1만8천원 / 오마카세 4만~10만원 / 커피, 허브티 7천~1만원 / 맥주 6천원~8천원 / 칵테일 8천원~1만원 / 와인 3만5천원

* 강력추천 갓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은 꼭 이곳에 가서 한강 위에 뜬 해와 달, 별 앞에서 사랑을 맹세해 보라. 아이들을 거느리고 외식을 하기에도 좋다.

* 귀뜸 한마디 해마다 열리는 서울 세계불꽃축제 때는 일찌감치 이곳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하늘을 수놓는 멋진 불꽃을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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