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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08 13:44 수정 : 2007.11.08 13:50

김준성, 마이클 강 감독, 정준호(왼쪽부터)


7일 오후2시 서울 용산CGV에서 <웨스트 32번가>(제작: CJ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는 세발의 총성. 뉴욕한인타운에서 한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는 14세의 한국계소년.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변호사 존 킴(존조 분)은 소년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뉴욕의 지하세계로 파고들고 그곳에서 마이크(김준성 분)를 만난다. 죽은 전진호(정준호 분)의 뒤를 이어 룸싸롱의 영업이사가 된 마이크. 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어느새 둘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 하는데...

'미녀삼총사', 'Mr.히치-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 프로듀서로 유명한 테디지와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한 신예감독 마이클 강이 의기투합하고 여기에 현재, 헐리우드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한국계 배우인 존 조가 합세한 <웨스트 32번가>. 미국에서 제작되는 한국영화로 기존의 단순한 수출을 뛰어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미국진출방식을 보여준다.

그동안 미국에서 촬영된 영화들이 민족적 정체성이나 문화의 충돌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영화 <웨스트 32번가>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릴러와 느와르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보다 오락적인 요소를 강화시켰다. 한인타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범인으로 지목된 14세의 한국계 소년을 둘러싼 법정드라마를 교묘히 엮으면서 영화는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스릴러적 구성안에 한인 갱들의 모습을 느와르적으로 묘사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플래쉬포워드' 부분에 공식 초청되면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웨스트 32번가>는 영화제 내내 매진을 기록하며 이번 '2007부산국제영화제' 에서 가장 새롭고 뛰어난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이 날 마련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준성, 정준호 그리고 마이클 강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김준성은 국내외에서 배우 활동을 한 것에 대해 “홍콩에서 태어나 20년을 살았다"며,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뒤 다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겐 고향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다. 어릴 적부터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어 했다"며, "새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극중 ‘마이크’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모습과 닮아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에 대해 김준성은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재미교포 2세 여자를 알게 됐다”며, “한국인이라 반가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와 대화 하는 것을 백인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싫어했다"며,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 2세들에게는 이런 딜레마가 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작품인 것에 대해 정준호는 “영어 대사는 한 마디도 없었다”며, “미국에서 촬영했는데 영어 한 마디 안 했다고 주위에서 놀릴까봐 걱정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연하게된 계기에 대해 정준호는 “마이클 강 감독이 ‘두사부일체’를 보고 출연을 요청했다"며, "내가 영화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며, "작은 역할이라도 이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헐리우드 스텝과 작업을 해본 것에 대해 정준호는 “미국에서의 작업은 처음이라 한국과 다른 점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영화 만드는 건 다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무척 섬세하게 배려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전진호' 역에 대해 정준호는 “설정 상 100% 한국인이라 영어 대사가 필요 없었다"며, "처음에는 언어 때문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영화의 배경인 웨스트 32번가에 대해 정준호는 “웨스트 32번가는 단순한 식당가 골목이다"며, "그동안 다른 영화들이 아시안 갱들의 주 무대로 잘못 소개해 그곳 상인협회에서 촬영을 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내가 출연한다고 흔쾌히 허락했다”고 밝혔다.

영화 <웨스트 32번가>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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