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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19 15:22 수정 : 2008.02.19 15:44

박미향의 맛집 ‘쯔쿠시’

메뉴 200개, 갈 때마다 묘한 기다림
직접 농사 지은 땀 녹은 ‘3색 끈적끈적’ 일품
양 적고 값 비싸다고 느끼면 주인장을 보시라

나이 든 이들이 흔히 사랑은 화학으로 시작해서 주판알 튕기는 경영학으로 끝난다고 한다. 처음 그 누군가가 찡하게 다가오는 순간, 온 몸에 작용하는 미묘한 화학적인 ‘당김’은 정말 환상적인 맛이다. 오래전 결혼을 하고도 젊은 처자들과 이래저래 스캔들을 많이 일으켰던 한 예술가가 있었다. 어느날 심하게 아내에게 당하고 결국 결혼이라는 관계를 청산했다.

화학으로 시작해서 주판알 경영학으로 끝나는 사랑

박미향의 맛집 ‘쯔쿠시’
왜 늘 그렇게 사랑을 찾느냐는 질문에 하는 말, “사랑보다는 그 사랑이 시작되는 시점의 설렘을 사랑한 것뿐”이란다. 세상사 늘 변하기 마련인 것을 왜 그리 집착하는 지 의아했다. 그저 안 보면 생각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어찌 보면 지구에서 가장 하찮은 것이다. 그래도 한 예술가는 울부짖는다. 역시 사랑은 좋은 것이라고. “지구의 하나밖에 없는 묘한 현상이기 때문에!”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 설렘을 맛으로 경험해보자. 그 과정이 같을까? <쯔쿠시>에 가면 요리가 나올 때까지 묘한 기다림이 있다. 왜? 가지 수가 너무 많아서 매번 새로운 맛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메뉴’까지 합치면 수를 셀 수가 없다. 대략 100~200개 사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1층 홀 벽에는 사람들이 맡겨 놓고 간 일본 술들이 명찰을 달고 진열되어 있고, 비좁은 계단을 올라간 2층은 마치 다락방 같은 분위기다.

이 집은 언론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주인의 철학이다. 많이 알린다고 맛이 ‘멋있어지는 것’은 아니란다. 가정식 일본요리를 하는 이곳은 오로지 ‘끝내주는 맛’으로 손님들을 즐겁게 한다.

점심 라면 일본우동 인기…짬뽕은 하루 60~70 그릇 ‘후딱’

‘3색 끈적끈적’은 주인장이 직접 농사를 지은 산마, 낫토 등을 특이한 소스에 버무린 것이다. 두부요리 역시 일품이다. ‘무 사라다’는 과일을 이용해서 만든 소스와 무를 함께 버무려 사람들 입맛을 끈다.

점심 때는 라면이나 일본우동이 인기가 많다. 특히나 짬뽕은 하루에 60~70그릇이 나간다. 흔치않은 진한 맛을 낸다. 이집은 고향 맛을 그리워하는 일본 주재원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후쿠오카가 고향인 사람에게 인기 최고다.

박미향의 맛집 ‘쯔쿠시’
일반적인 일식집을 생각하고 주문을 하면 실망할지 모른다. 양은 정말 작고 김치도 나오지 않는다.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주인을 보면 그저 미소 짓게 된다.

뽀얀 피부의 주인은 이 일이 너무 재미있단다. 마치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아낙네처럼 웃는다. 기다리는 설렘을 즐기기 위해 오늘 나는 동료들과 이곳으로 향한다. 그 끝은? 사랑이 만 개면 만 개마다 다르듯이 그 끝도 사람마다 다르다.

전화번호 02- 755-1213
여는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5시
닫는시간 오후 2시, 밤 11시
메뉴 점심요리 5천~1만3천원 / 저녁 우동,면류 (16가지) 6천~1만5천원 / 정식류 (8가지) 5천~1만2천원 / 초밥류 6천~2만6천원 / 일품요리 (60개) 4천~4만8천원 / 오늘의 추천메뉴 (20가지) 5천~1만5천원(변동가능) / 청주(70가지 이상) 6천~55만원
장점 아주 맛있다. 음식이 깔끔하다.
단점 비싸다.
추천 대접하고 싶은 바이어들이나 직위가 높은 직장 상사와 함께 가시길...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5시에 열어서 10시에 닫는다. 4번째 일요일은 휴일이다. 남은 술은 3개월간 보관한다.

글, 사진 한겨레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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