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10 14:22
수정 : 2009.04.10 14:22
|
10일 오전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열린 영화 ‘엑스맨 탄생 : 울버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휴 잭맨(오른쪽)과 다니엘 헤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서울에 와서 좋아요. 기분 '짱'이에요. '울버린' 재미있게 보세요."
평소 매너 좋은 배우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1)은 서울에서 한국 언론 및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한국 사랑'을 강조했다.
방한한 외국 스타들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의 한국어 인사말을 준비하는 것에 비해 10일 오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엑스맨 탄생:울버린' 하이라이트 영상 시사회에 나선 잭맨은 꽤나 긴 한국어 인사말을 선보였다.
영화에서 공연한 한국계 혼혈 배우 다니엘 헤니와 함께 이날 '한국의 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업상 한국으로 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표시했다.
"아버지가 출장 다녀오실 때 기념품으로 사오셨던 한복을 여동생이 입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는 한국은 기술적으로 발전한 나라라고 열심히 설명해 주셨죠. '한국 홍보대사'라고 할 수 있는 분이에요. 이번에는 아들이 자기도 한국에 데려가 달라고 졸랐는데 학교 때문에 그러지 못했어요."
영화에서 알몸으로 폭포수로 뛰어드는 장면을 찍은 잭맨은 몸매 유지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한국의 불고기 덕분"이라고 말했다.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합니다. 그 장면에서는 사실 '청소년 관람불가'인 장면도 찍혔는데 감독님이 편집해 잘라낸 뒤 저한테 그 영상을 주며 잘 간직하라고 하시더군요. (웃음) 아, 그리고 미국에서도 가족과 함께 한국 음식점을 자주 찾아 불고기 먹는 걸 좋아해요."
옆에서 다니엘 헤니는 "어디선가 고기 냄새가 나면 그곳에 휴 잭맨이 있었다. 그는 밥을 많이 먹는다"고 거들었다.
잭맨은 이번 영화에 에이전트 제로 역을 맡은 다니엘 헤니를 여러 차례 "대단한 사람"이라고 추어올리며 "헤니가 왜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지 잘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에 헤니가 찍었던 영화를 봤는데 그가 에이전트 제로 역을 충분히 잘 소화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죠."
잭맨은 울버린에 대해서는 "감각기관 발달했으며 분노를 자제하는 데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만화의 슈퍼히어로 중에서는 처음 등장한 나쁜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자라면서 '더티 해리' 등을 보며 나쁜 남자라도 매력있는 캐릭터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울버린도 관객에게 그렇게 사랑받고 있어 좋습니다."
그는 혹시 함께 일하고 싶은 한국 여배우가 있는지 질문을 받자 "아내 때문에 못 꼽겠다"고 재치 있게 피해 갔다.
"아내가 왜 그 여배우를 골랐느냐고 계속 이유를 캐물을까 봐 말 못하겠어요.(웃음) 한국 감독이 저한테 출연 제의를 한 적은 없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 영화에 출연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가 그 영화의 첫 관객이 되실 겁니다."
2006년 방한 당시 한국 응원단을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한국 팬들을 즐겁게 했던 잭맨은 이번에도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아직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그는 "거대한 시상식을 맡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면서도 "내년에는 앞에 제의받은 분들이 거절하지 않는 한 나에게 또 기회가 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돌연변이 울버린의 탄생 과정을 그린 '엑스맨 탄생:울버린'은 30일 국내 개봉한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