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0 18:02
수정 : 2005.08.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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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대 걷어치우고 ‘초록숲’ 깔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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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미니정원’ 꾸미기
숨이 턱턱 막히는 도시의 삭막함을 덜어줄 휴식 공간을 집 안에 들여 놓는 건 생각만큼 힘든 일이 아니다. <건강을 부르는 웰빙 가든>이라는 책을 내고 조경 사이트 ‘푸르네(ipurune.com)’을 운영하고 있는 이성현(36)씨가 경험을 바탕으로 실내 정원 가꾸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씨는 32평형 아파트에 가로 4m, 세로 1.5m짜리 큰 베란다와 가로 3m, 세로 0.6m짜리 간이 베란다를 가지고 있다. 두 곳 모두 정원으로 만드는 데 200여만원이 들었다. 너무 비싸다? 맞다. 그런데 이 정도 크기 정원을 만드는 건 이씨 같은 베테랑이 아닌 초보자에겐 좀 힘겨운 일이다. 가로 1m, 세로 1m~1.5m짜리가 제격이고 비용도 20만~3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크거나 작거나 매한가지다. 재료는 양재동꽃시장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화원에서 살 수 있고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반완제품도 나와있다. 이씨는 “실제 시공하는 건 하루면 족하지만 주제나 무엇을 어디에 둘지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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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대 걷어치우고 ‘초록숲’ 깔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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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부직포, 방부목, 배수판, 흙, 식물, 자갈, 장식물. 이씨는 집이 새로 지은 것이라 공기정화 능력이 좋은 잎이 넓은 식물들을 골랐다. 큰 식물은 파키라, 중간 키엔 엔젤트럽펫, 만냥금, 셀륨, 스파티필름, 지피식물로는 아이비, 산호수, 호야, 싱고늄, 꽃은 카앙코에, 안스륨을 샀다.
배수판은 가로·세로 30cm짜리(장당 2천원)가 10장 들었다. 가로·세로 1m정도 정원일 땐 4장이면 충분하다. 흙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요즘에 혼합토를 1포대(20kg)에 6천원씩 판다. 이씨는 10~15포대가 들었고, 작은 정원엔 1포대면 된다. 자갈은 1만원짜리(10kg) 4~5포대가 들었는데 작을 땐 역시 1포면 적당하다. 조각물은 집에 있는 항아리 등을 이용하면 된다.
시공
하수구가 있고,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가 좋다. 수도가 있으면 물 주기가 편하다.
①베란다를 깨끗이 치우고 어떻게 꾸밀지 꼼꼼히 정해둔다. 더러워지지 않도록 거실엔 비닐을 깔아둔다.
②거실과 정원 경계에 방부목을 대고 실리콘으로 고정한다. 습기나 흙 등이 거실로 넘어오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③나중에 정원을 철거할 때를 대비해 먼저 부직포나 비닐을 깔 수 있다. 이때 배수 구멍을 막지 않도록 물길을 내준다. 바닥이 타일이면 깔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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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대 걷어치우고 ‘초록숲’ 깔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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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배수층을 깐다. 전체 베란다가 아니라 물길에만 깔아줘도 된다. 그 위에 부직포를 덮으면 흙이 쓸려나가는 걸 막을 수 있다. 1.5m 이상 큰 키 식물을 심을 자리엔 배수층을 깔지 않는 게 좋다. 흙을 올리기 전에 전기선 등은 미리 놓아둔다.
⑤흙을 넣고 물을 부어 다진다. 보통 10cm, 큰 키식물을 심더라도 20~30cm 정도 두께면 넉넉히 식물을 지지할 수 있다. 식물의 뿌리가 덮일 정도면 된다.
⑥의자나 테이블을 둘 쉴 공간이나 동선에 맞춰 벽돌, 판석을 깐다.
⑦큰 키 식물부터 크기 순으로 심는다. 큰 식물은 주변에 마사를 골고루 뿌려 단단히 고정시켜준다. 작은 식물만 심더라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⑨지압용 백자갈이나 바크 등을 깔 수 있다. 정원 한쪽에 의자 등을 둔다. 가족끼리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칠판을 두는 것도 참신하다.
관리
물은 한낮보다는 아침이나 오후에 주는 게 좋다. 환기창을 열어주고, 웃자란 식물은 가지를 잘라줘야 한다. 이씨는 “아이들과 함께 식물을 가꾸면서 대화 거리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원 가꾸기 실례나 방법 등은 ‘푸르네’ 사이트에서 더 볼 수 있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푸르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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