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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8 14:22 수정 : 2005.01.28 14:22

일본 스키온천 가이드

겨우내 내린 눈에 은색으로 빛나는 산. 소복이 쌓인 눈 때문에 마을은 더욱 소담스럽고, 지붕들 사이로 모락모락 피어나는 흰 연기가 따뜻하고 정겨운 겨울 풍경을 만들어낸다. 겨울 일본 여행은 미끈하게 빠진 슬로프에서 마음껏 스키를 즐긴 뒤 따끈하고 향긋한 온천에 몸을 담글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간다. 국내 여행사들은 특히 설 연휴를 전후로 일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저렴한 실속 상품부터 고급 리조트 여행까지 가격과 서비스도 천차만별이다. 알맞은 상품을 선택하기만 한다면 혹시 누가 아는가. 조성모나 이수영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군침만 흘렸던, 로맨틱한 일본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을지.

일본 겨울 여행의 특징은 스키와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대부분의 스키 리조트가 저마다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온천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곳저곳 이동하지 않고도 2가지 혜택을 한번에 누릴 수 있다. 값비싼 리조트에 숙박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스키장 근처에 있는 깔끔한 펜션에 묵으면서 스키장과 온천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펜션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에는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B&B(Bed&Breakfast) 컨셉트의 펜션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펜션보다는 좀 비싸지만, 일본의 전통문화와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에게는 ‘료칸’이라 불리는 숙박시설을 추천한다. 일본식 객실(화실)인 다다미방으로 구성돼 있는 료칸은 기모노를 입은 직원들이 객실에 준비돼 있는 다기에 차를 달여주거나 이부자리를 미리 깔아주는 등 ‘일본식’ 서비스를 제공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료칸은 1박에 조식, 석식이 포함되는 것이 보통이다.

■ 실속파들을 위한 알뜰 상품

30만원대부터 시작되는 저가 상품들은 알뜰 여행을 즐기려는 실속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스키장 근처 펜션이나 온천장을 끼고 있는 깔끔한 숙소에 묵으면서 시설 이용요금은 별도로 지불하는 상품이 대부분인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일정을 짜서 관광과 레저를 함께 즐기려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눈에 띄는 것은 아오모리현에 있는 아지가사와 스키장을 2박3일 동안 39만9천원에 즐길 수 있는 상품. 서울에서 2시간30분, 도쿄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아오모리현은 일본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자연의 웅대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너도밤나무 원생림과 해저터널인 세이칸 터널(53.85Km), 일본 제일의 유채밭(200ha)으로도 유명하다. 아지가사와 스키장은 아오모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스키장으로 북쪽 경사면 아래로 펼쳐지는 광활한 츠가루 평야와 일본해의 풍광이 이용객들을 설레게 한다. 노천 온천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온천시설은 아지가사와 스키장의 또 다른 자랑거리. 스키장 근처 펜션에서 묵으면서 아침·저녁식사가 제공되는 이 상품은 스키장과 온천 이용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야마가타현에 위치한 자오온천스키장을 30만원대에 즐기는 상품도 있다. 자오온천스키장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주효’(樹氷)라는 독특한 풍광으로 유명한 곳이다. 침엽수에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겨우내 겹겹이 쌓이면서 나무 전체가 눈기둥으로 변한 주효는 스키장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쁨을 선사한다. 리프트에 올라타고 슬로프 곳곳에 우뚝 서 있는 주효 사이로 미끄러질 듯 스키를 타는 사람들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 자오온천스키장 근처 주린 호텔에서 2박하면서 아침·저녁식사가 제공되는 상품은 39만9천원. 전통 료칸을 체험하고 싶다면 근처 미야마소 타카미야 여관에서 2박하면서 일본 전통식으로 아침·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상품(51만9천원)을 선택하면 된다.

스키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싶은 이들에게는 천연설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에보시 스키장을 권한다. 에보시 스키장은 일본 혼슈 북동부 미야기현에 있으며 일본 10대 스키장으로 꼽힌다. 11개의 코스와 10개의 리프트, 최장 4.3km의 슬로프를 갖춘 곳으로 최대 경사 35도의 전문 스키어를 위한 스키장이다. 상급 코스로 올라가면 나무 눈기둥 사이로 슬로프가 꼬불꼬불 나 있어 스키를 즐기면서 절경도 즐길 수 있다. 미야기자오 로얄 호텔에서 2박하면서 스키도 즐기고, 온천에서 제공되는 참숯 샴푸와 비누로 피부 미용도 챙길 수 있는 상품이 45만9천원이다(투어익스프레스 02-2022-6411).

■ 편안한 휴식을 위한 리조트 상품

기왕 떠나는 김에 좀 더 여유 있고 편안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리조트 상품도 다양하다. 고가 상품을 선택하면 고급 리조트 숙박과 식사 이외에도 온천 이용권과 리프트 할인권 등을 제공받는 이점이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국내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각광 받는 사호로는 크고 작은 공원과 바둑판 모양으로 정비된 거리, 예쁜 건물로 유명하다. 연평균 기온이 7.8도에 불과한 ‘눈의 도시’인 이곳은 세계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사호로 루스츠 리조트에서 3박하면서 스키와 온천을 즐기는 상품은 139만9천원으로 조금 비싸다. 루스츠 리조트는 ‘작은 후지산’이라고 불리는 요테이산 능선에 있는 종합 휴양시설로 골프장과 스키장,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텔 곳곳에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있고, 숙박객은 원하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저녁식사를 즐기면 된다. 대욕탕에서 즐기는 온천욕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줄 것이다.

소설 <설국>의 무대인 니카타현으로 떠난다면 사호로와는 또 다른 ‘눈의 도시’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면 그것은 설국(雪國)이었다”로 시작되는 <설국>에서 묘사한 것처럼, 니카타는 온통 은빛으로 뒤덮인 환상적인 도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50분 거리에 있는 니카타 공항에 내려 버스로 약 3시간 이동하면 27개 코스를 자랑하는 나에바 스키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호텔과 슬로프가 곧장 연결되고 실내 온천풀을 갖추고 있는 나에바 프린스 호텔에서 2박하는 상품 가격은 94만9천원. 아침식사만 제공되고 점심·저녁식사와 온천 이용료, 스키장 이용료는 모두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산과 호수, 온천의 고장 아키타현도 겨울 여행지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스키에 비중을 두는 사람에게는 1993년 알펜스키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던 시즈쿠이시 스키장을 추천한다. 2개의 다운힐코스에서 5킬로미터에 이르는 시원한 활주를 즐길 수 있는 시즈쿠이시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면서 시즈쿠이시 프린스 호텔에서 2박하는 상품은 74만9천. 아침·저녁식사가 제공되고 리프트 할인권이 포함된 가격이다. 온천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다자와호 근처 숙소에 묵는 것이 좋다. 신비스런 에메랄드 물빛으로 유명한 다자와호를 바라보며 천연 온천과 노천탕을 24시간 즐길 수 있는 호텔 다자와 2박 상품은 59만9천원. 스키는 근처에 있는 다자와 고원 스키장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해 즐기면 된다(하나 투어 02-2127-1000). 이미경/ 자유기고가 friendlee@hani.co.kr


* 일본 온천 100% 즐기기

1. 입욕 전 발한작용을 높이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2. 발끝이나 손끝부터 시작해 천천히 몸에 물을 묻힌다. 갑작스런 현기증을 방지하기 위해서 피부 혈관을 충분히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2. 어깨까지 몸을 담그고 온천성분을 피부로 충분히 받아들인다. 다양한 온천탕을 체질과 취향에 맞춰 즐긴다.
3. 뜨거운 탕에 오래 있지 않는다. 혈압과 심박수가 급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 섭씨 40도 정도 되는 미지근한 탕에서 이마에 가볍게 땀을 흘리는 정도를 유지한다. 땀이 많이 나면 일단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한다.
4. 온천의 약효 성분은 3시간 정도 지속된다. 따라서 온천욕을 한 다음 별도로 샤워를 해서 씻어내지 않는 편이 효과적이다. 단, 온천 성분에 따라 강산성 수질인 경우 피부가 약한 사람은 즉시 씻어내야 한다.
5. 온천욕을 한 다음에는 기분은 상쾌해도 몸은 피곤하다. 혈압이 안정될 때까지 2~3시간은 필요하므로, 적어도 30분간은 몸이 식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땀을 흘린 뒤 수분 섭취도 잊지 않는다.
6. 입욕 횟수는 1일 3회까지가 적당하며 자신의 체력과 몸 상태를 살펴가며 한다.

도움말 = 하나투어 이은주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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