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대관령 옛 휴게소 부근 양떼목장의 설경. 겨울엔 양들을 우리에 가둬 길러, 방문객들이 건초를 먹이며 가까이서 양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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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시리도록 눈구경 알프스가 따로 없네 해발 832m 대관령 정상 부근, 백두대간 서쪽 사면에 양을 기르는 목장이 있다. 평창군 도암면 횡계3리, 양떼목장이다. 널찍한 목초지가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이다. 부드러운 능선과 키다리 낙엽송들, 목장을 둘러싼 긴 울타리가 자아내는 풍경이 철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지금 양떼목장이 흰 눈에 덮여, 볼 만한 설경을 그려보이고 있다. 설 연휴 기간에 하루를 골라 눈 구경, 양떼 구경 가족 나들이를 다녀올 만하다. 대관령 주변의 대규모 소 목장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찻길 가까이 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수도권에서 당일 코스로 충분하다. 어린 양들 건초 먹이고
비료 포대 눈썰매 타고
능선길 올라 설경 빠지고…
어, 벌써 두시간이 지났네 옛 대관령길, 지금은 문닫은 상행선 대관령휴게소 뒤쪽 선자령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잠깐 산길을 오르면 목장 관리시설이 나타난다. 1970년대 축산진흥 장려책으로 국유지에 만들어진 목장인데, 17년전 지금의 주인 전영대(53)씨가 목장시설을 인수받았다. 본디 이릉은 풍전목장이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양떼목장이라 불리게 되자 5년 전 공식 이름을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바꿨다. “고물상을 뒤져 사들인 1만2000여개의 철지주를 박아 4년에 걸쳐 울타리를 완성했지요.” 전씨가 거칠고 투박한 손을 내보여준다. 6만2000평 목장의 둘레 길이는 2.5㎞,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다. 목초지를 12구역으로 나누어 200여마리의 양을 키우는데, 겨울엔 방목을 하지 않고 우리에 가둬 기른다. 2년 전까지는 양털을 깎아 양털이불 원료를 생산했으나, 양털 세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금은 관광용으로만 기르고 있다. “1년이면 80~90마리의 새끼양이 태어나는데,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아 사달라고 부모를 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주인 전씨의 말이다. 대개는 농가 가축용이나 식용으로 팔려나간다. 이 양들은 뉴질랜드 원산의 코리데일 종으로, 털과 고기 생산용으로 기르는 모육 겸용종이다. 암수 모두 뿔이 없고 온몸이 흰색이다. 흰색이라지만, 배경이 되는 설원이 눈부시게 흰 까닭에 모여 있는 양들의 털 빛깔은 어쩔 수 없이 회색빛을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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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황태덕장이 뭐예요? 대관령 주변 겨울 진풍경 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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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대관령 주변엔 볼거리가 많다. 횡계리 일대에 깔린 황태덕장들이 볼 만하고, 그리 멀지 않은 오대산 자락에선 천년고찰 월정사와 상원사가 기다린다. 대관령~선자령 구간에서 본격적인 눈길 트레킹을 해볼 수도 있다. 눈 내린 직후라면, 어느 곳을 바라봐도 눈 덮인 들과 산, 마을과 나무들이 운치있는 풍경화를 그려 보이는 곳이 대관령 일대다. 단, 눈길·빙판길에 대비해 체인 준비는 필수. ● 황태덕장=한겨울 횡계리 일대 덕장에선 수백만마리 황태가 매서운 바람을 견디며 익어가고 있다. 눈 덮인 황태덕장 풍경이 장관이다. 횡계리는 인제군 용대리와 함께 대표적인 황태 산지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초까지 널찍한 밭에 나무를 엮어 덕장을 설치하고 명태를 걸어 말린다. 일교차가 심하고 통풍이 잘 되는 추운 지역이 황태덕장의 입지조건. 겨우내 눈 맞고 찬바람 쐬며 얼고 녹기를 되풀이한 끝에 노릇노릇하고 더덕처럼 찢어지는, 잘 마른 황태가 완성된다. 근해산 명태는 씨가 말라, 북태평양 등 먼바다에서 잡아온 명태를 쓴다. ● 선자령 눈길 걷기=본격적인 겨울 산행 채비를 갖췄다면, 선자령 눈밭길을 걸어볼 만하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해 북쪽 능선을 따라 1157m의 선자령 정상까지 다녀오는 산행이다. 4.9㎞, 왕복 4시간 거리. 백두대간 종주길의 한 구간으로, 오대산·황병산·계방산 등 산줄기들과 강릉쪽 동해바다를 굽어보며 눈길을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능선길이 완만해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날씨에 따라 칼바람과 살을 에는 추위, 눈보라를 헤쳐야 하는 산길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이젠을 발에 차고, 뜨거운 물 등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 ● 오대산 월정사·상원사=횡계리에서 30분 가량 차를 몰면 오대산 월정사에 이른다. 상원사와 함께 신라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절이다.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전나무숲길이 아름다워 가을이나, 눈 내린 직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경내 적광전 앞 팔각구층석탑(국보)이 볼 만하다. 상원사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는 국내 5대 사찰중 한 곳이다. 국보인 신라때 동종도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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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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