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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1 09:47 수정 : 2019.05.22 16:44

깨끗한 하늘과 달리 노미오 가족이 거주하는 곳은 쓰레기 산이 가까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태우는 새까만 연기가 푸른 하늘과 대비됩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한겨레·월드비전이 함께 응원합니다.

깨끗한 하늘과 달리 노미오 가족이 거주하는 곳은 쓰레기 산이 가까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태우는 새까만 연기가 푸른 하늘과 대비됩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붉은 영웅’이라는 지명을 가진 몽골 울란바토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이곳은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답답한 도시를 떠나 자연 그대로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울란바토르 시내 건물들은 1970~80년대 서울의 모습과 꽤 닮아 있습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로 우리가 꿈꾸던 그림이 펼쳐집니다. 끝을 짐작할 수없이 드넓은 초원, 게르에 뚫린 천장으로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풍경에 압도당합니다.

쓰레기 더미는 노미오 가족이 거주하는 곳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그러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광활한 자연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보입니다. ‘쓰레기 무덤’이라 불리는 지역입니다. 언덕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맑은 하늘과 대비되는 새까만 연기. 시내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이 모인 쓰레기 처리장으로 경제 소득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생활합니다.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지역임에도 시내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소득을 얻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집니다. 종이,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품을 팔아 겨우 생계를 유지합니다.

‘게르의 낭만? 게르의 두 얼굴’

연료를 구하지 못할 경우 쓰레기를 연료로 씁니다. 유해 물질이 나오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매캐한 연기를 오롯이 들이마십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몽골 하면 ‘게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게르는 과거 유목생활을 했던 몽골인들의 필수 주거 환경으로 드넓은 초원에 자리 잡은 자연 친화적 공간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관광객들은 꼭 한 번 체험하고 싶은 장소지만 거주자들에게는 결코 낭만적이지 못한 공간입니다.

전기 난방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내 중심의 아파트 촌과 달리, 게르촌(우리나라의 도시 빈민촌과 같은 느낌의 지역)에서는 석탄이나 나무 등의 땔감을 활용해 겨울철 온기를 얻고 요리를 합니다. 둥근 원형 형태인 게르 안에서 땔감을 태우면 매캐한 연기와 역한 냄새가 게르 안을 채웁니다. 특히 연료를 구할 수 없으면 쓰레기 날것으로 태워 유해 물질에 쉽게 노출됩니다. 게르촌의 많은 아이들은 이러한 연기로 인해 기관지염과 폐 질환을 달고 삽니다.

“비가 오는 여름에는 게르 집이 쉽게 젖어요. 땅도 축축해져서 진흙탕이 되어요.”

노미오는 큰언니를 도와 매일 집안일을 합니다. 공부보다 집안일에 쏟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게르촌 대부분의 가정은 별도의 부엌이나 위생 시설(세면, 변기 등)이 없어 아이들이 세균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난방시설도 없기 때문에 화덕을 주로 사용합니다. 어린아이들이 화덕에 몸을 데이는 일도 빈번합니다. 한 살배기 아이의 작은 팔에는 거뭇한 상처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습니다. 게르 안을 기어 다니다가 화덕에 팔을 데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뜨거운 화덕에 데이거나 땔감을 떼다가 다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아이들이 화덕에 데이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게르에 산다는 이유로 받는 따가운 눈총입니다. 몽골 아이들은 게르가 아닌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합니다. 한 아이는 게르에 사는 아이와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냄새’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게르촌에 사는 아이들을 냄새로 구분할 수 있어요. 옷에 연탄 냄새가 베이거든요. 그래서 아파트 사는 애들은 냄새가 안 나는데 게르에 사는 애들은 옷에서 냄새가 나요.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해도 냄새로 구분할 수 있는 거예요.”

노미오의 아빠는 일을 하러 멀리 떠났습니다.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에 한 번뿐입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쓰레기 더미인 척박한 환경도 소녀의 꿈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16살 소녀 노미오는 누구보다 밝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노미오는 6명의 형제, 자매 중 둘째입니다. 노미오의 꿈은 운동선수입니다. 농구, 배구, 모든 운동을 잘합니다. 학교 대표 운동선수로 지역 대회에 출전해서 상을 탄 적도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에 참여해서 제가 잘 했을 때, 큰 자부심이 들고 자신감이 생겨요. 선생님들과 친구들도 잘했다고 칭찬과 응원을 해줄 때면 더욱 열심히 달리게 돼요. 기회가 된다면 운동 학원에 다니면서 더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서 꿈을 이루고 싶어요. 몽골어나 한국어 같은 외국어 공부도 더 하고 싶고요.”

노미오는 매일 화덕에 불을 붙이기 때문에 매캐한 연기 냄새에 익숙해졌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노미오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보냅니다. 몽골의 겨울은 매우 춥기 때문에 화덕에 석탄을 직접 뗍니다. 또한 요리도 직접 해 항상 불 곁에 가까이 있습니다. 때문에 노미오는 화덕의 연기와 냄새에 익숙해졌습니다.

노미오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천사를 만난다면 바라는 3가지를 물었습니다. “첫째는 대학 학비에요. 몇 년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데, 부모님은 학비 때문에 전문대학에 가라고 하세요. 하지만 저는 대학에 가서 공부도 더 하고 제 꿈을 이루고 싶어요. 둘째는 집에 은행 빚이 있는데, 빚이 사라지면 좋겠어요. 은행 사람들이 찾아와서 저희가 살고 있는 게르 집을 빼앗아 갈 거라고 협박했어요. 마지막으로는 아빠에게 좋은 직장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비정규직 일을 하셔서 불안정하고 따로 떨어져 살고 있으니까요. 일 년에 아빠를 볼 수 있는 날이 몇 번 안돼요. 아빠가 그리워요.”

노미오와 같이, 아름다운 꿈을 꾸지만 매캐한 연기처럼 막막한 현실에 놓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꿈을 키워가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모아주신 후원금은 열악한 교육 환경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 건축을 위해 사용됩니다.

■ 월드비전 후원계좌 269-800743-18-633(우리은행)■ 월드비전 후원전화 ☎ 02-2078-7000■ 월드비전 한겨레 독자 후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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