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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3 11:26 수정 : 2019.08.14 16:47

승우가 맞이한 첫생일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생일이었습니다. 사진=박지만(Studio3rdBass) 제공.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한겨레·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응원합니다.

승우가 맞이한 첫생일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생일이었습니다. 사진=박지만(Studio3rdBass) 제공.
며칠 전, 승우(1·가명)가 태어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남들에게는 잔칫날이지만 승우네 집은 조금 특별합니다. 엄마를 보고 방긋 웃는 승우, 그런 승우를 보며 엄마는 환하게 웃지만 집은 조용합니다. 승우의 엄마는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갖고 있어 말을 하거나 들을 수 없습니다.

2017년 승우의 엄마는 승우 아빠를 만나 가족을 이뤘습니다. 승우의 아빠도 선천적 청각장애, 언어장애 1급을 갖고 있습니다. 승우 아빠는 타고난 성실함과 끈기로 건설 현장에서 리더를 맡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난해 6월, 승우는 엄마와 아빠에게 선물처럼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행복하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불안함이 가득했습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부부는 ‘아이가 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우는 엄마 품에서 열 달을 못 채우고 7개월 만에 세상 밖으로 빨리 나왔습니다. 2.28k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다행히 승우의 청력은 정상이었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작게 태어난 것 외에는 건강해 엄마, 아빠에게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승우 아빠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승우를 품에 안았습니다. 가장 소중한 아들 승우와 자신을 믿고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정착한 아내를 위해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습니다. 승우 엄마 역시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인터넷으로 한글과 한국 수화를 익히며 노력했습니다. 생활에 도움이 될까 싶어 승우를 키우며 틈틈이 부업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승우 엄마는 승우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박지만(Studio3rdBass) 제공.
승우 아빠의 유일한 행복은 일이 끝나고 찾아왔습니다. 온몸이 쑤시고 근육통으로 아파도 집에 와 승우를 보면 아픔도 싹 잊혔습니다. 그러나 아빠와 엄마 그리고 승우 세 가족의 단란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승우와 놀아주던 아빠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뇌출혈이었습니다. 승우를 안아주던 팔도, 승우를 업어주던 등도, 간지럽히던 손가락도 추억이 됐습니다. 승우 아빠는 병원 침대에 누워 흰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승우 엄마는 남편이 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매월 70~80만 원의 병원비를 부담해야 했고, 아빠의 간병, 승우의 육아까지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했습니다. 남편의 퇴직금은 본인 이외에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리더를 맡을 정도로 열성적이었지만, 병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남편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어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승우와 엄마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입니다.=박지만(Studio3rdBass) 제공.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외국인 신분에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가 마주하는 현실의 벽은 높았습니다. 승우네에게 드리운 그늘 아래서도 승우는 건강하게 쑥쑥 자랐습니다. 병을 이겨내고 가족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 같던 아빠는 승우의 첫 생일 얼마 뒤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승우는 쉼 없이 옹알이를 하고 있습니다. 승우 엄마는 승우가 한창 말을 배워야 할 시기인데, 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는 승우의 옹알이를 들을 수 없습니다. 승우 엄마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승우의 입 모양을 보고 마음으로 느낍니다. 애정을 가득 담은 눈으로, 부드러운 손짓으로 전하는 엄마의 마음이 적막한 방안을 따뜻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승우의 아빠가 떠난 뒤, 승우 엄마 혼자 가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청각장애와 외국 국적을 가진 엄마가 생계를 짊어지기에는 벅찬 부분이 많습니다. 승우와 엄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향해 달려가던 세 가족은 승우 아빠가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가정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었습니다. 승우네가 안정적인 토대 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모아주신 후원금은 승우네 가정이 안정적인 거주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사용될 예정입니다.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 캠페인입니다.4월부터 12월까지 한겨레·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아이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세요.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계좌 658-590110-14579(국민은행)■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전화 ☎ 02-1588-1940■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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