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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7 09:02 수정 : 2019.08.28 09:15

5살 소녀에게는 매일 할 일이 있습니다. 뛰어 노는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아닌 식수를 구하는 일입니다. 체루는 물을 구하기 위해 매일 6km를 걷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한겨레·월드비전이 함께 응원합니다.

5살 소녀에게는 매일 할 일이 있습니다. 뛰어 노는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아닌 식수를 구하는 일입니다. 체루는 물을 구하기 위해 매일 6km를 걷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케냐 웨스트 포코트 지역에서 살고 있는 5살 어린이 체루. 마음 놓고 뛰어놀며 걱정 없이 엄마 품에서 자라야 할 나이지만 체루는 매일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의 남단 아프리카인들은 여전히 물을 어디서,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걱정하며 지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개선된 식수 시설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물이 충분하지 않을 때, 그들의 하루 일과는 물을 구하는 일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을 찾기 위해서 발이 부르트도록 걷고 또 걷습니다. 물을 구해 운반하는 일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 특히 소녀들의 몫입니다.

5살 체루도 예외는 아닙니다. 형제들과 함께 물을 찾는 일에 동참합니다. 형제, 자매, 친구들과 함께 물웅덩이를 찾아다니고, 마른 강바닥에서 퍼내어 오염된 물이 담은 용기를 가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5살 체루는 자신이 웅덩이에서 떠온 물로 만든 모닝티를 마십니다. 물은 정수 시설을 거치지 않은 물웅덩이에서 바로 떠옵니다. 오염된 물에 아이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체루의 일상’

아침 식사로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마신 체루는 엄마 모니카에게 빈 컵을 건넵니다. 언니인 디나는 제리캔과 주전자를 양손에 들고 체루를 기다립니다. 체루는 주전자를 받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제리캔은 아프리카에서 생활에 필요한 물을 나르기 위해 사용하는 노란색 플라스틱 물통입니다. 체루와 디나는 뜨거운 태양 아래 물을 구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강바닥의 모래와 바위를 녹이기라도 할 것처럼 태양은 점점 뜨거워집니다. 5세와 12세 사이의 아이들은 열기에 지쳐 속도를 늦추고 잠시 나무 그늘에서 숨을 돌립니다. 목이 타는 갈증이 느껴지지만 마실 수 있는 물은 없습니다. 5살 체루는 이마에 흐른 땀을 닦고, 주전자를 다른 손으로 바꾸어 듭니다. 앞서가고 있는 언니, 오빠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작은 발로 종종거리며 뛰어갑니다. 가장 어린 나이에 속하는 체루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하는 일을 따르기 위해 항상 고군분투합니다.

체루의 찌그러진 알루미늄 주전자에는 모닝티를 만들기 위한 물이 담깁니다. 그러나, 모래 강바닥을 뚜껑으로 파내며 힘겹게 주전자를 가득 채워도 식사와 요리 및 설거지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체루는 엄마가 항상 물 때문에 걱정하고, 가족에게 필요한 물을 나르기 위해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체루는 “나는 엄마를 돕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 체루는 하루 두 번 주전자를 채우기 위한 긴 거리를 왕복합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에게 밀려 물을 파내기 위한 좋은 자리를 얻기 힘듭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6살인 체루의 언니 디나는 빠르게 강바닥을 파내고 더 많은 물을 담아 제리캔을 채웁니다. 디나는 마음이 급해 항상 체루를 밀어냅니다. 두 자매는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다른 사람들은 각자의 구역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젖소와 낙타에게 물을 먹이기 위한 사람들도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물을 파내기 위한 좋은 자리를 얻지 못한 체루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제리캔이 채워지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아이들 중 일부는 손잡이 주변에 긴 스카프를 묶고 이마로 제리캔의 무게를 지탱합니다. 머리나 어깨를 이용해 균형을 맞추기도 합니다. 체루는 찻주전자를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바꿔 잡고 그들 뒤를 따라갑니다. 모든 그늘진 곳에서 아이들은 무거운 물 주전자를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학교가 방학 중이라 집으로 천천히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이 다시 시작되면, 물웅덩이로 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필요한 물을 제리캔에 채운 후, 수업에 들어갑니다. 수업이 끝나면 물을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물웅덩이에 들립니다. 이렇게 개발 도상국의 여성들과 아이들이 물을 구하기 위해, 제리캔을 들고 하루 평균 6km 이상의 거리를 걷습니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체루의 엄마 모니카는 “날씨가 건조해져서 물이 마르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조차 어려워요. 아이들은 물웅덩이에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까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나 엄마가 더욱 먼 곳에서 물을 구해서 돌아올 때까지 더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해요”라고 설명합니다. 모니카는 이런 일을 하기에 너무 어린 체루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물을 구하느라 판 웅덩이에 사람들이 빠져 갇히기도 합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날씨가 더욱 건조해지면, 웅덩이를 파내서 물을 얻는 일은 더 이상 아이들의 일이 아니라, 어른들이 투입되어야 하는 일이 됩니다. 그들은 몇 년에 걸쳐 20피트 혹은 그 이상 아래로 내려가 물 웅덩이에 물이 없고 모래만 남을 때까지 밧줄로 채워진 제리캔을 끌어올립니다. 깊이 파낸 구멍(웅덩이)에 사람들이 빠져 갇힐 수 있고 때로는 동물들이 빠져 익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웅덩이를 파도 물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루의 아버지 삼손은 “웅덩이에서도 물을 구할 수 없으면 그땐 악어가 우글거리는 댐으로 가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악어가 우글거리는 강으로 10km 이상을 걷습니다.

“만일 우리가 근처에서 물을 구할 수 있으면, 아이들은 결석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의 매일은 물을 구하기 위한 삶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의 하루는 식수를 구하기 위한 전쟁의 그림자로 뒤덮여 있습니다.

비가 내려도 마냥 기뻐할 수 없습니다. 물은 가축의 폐기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위생적인 식수 시설이 없어 물을 정화하는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비가 내리면 식수에 대한 걱정이 사라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도 식수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절별 뇌우로 인해 케냐 웨스트 포코트 지역의 건조한 날씨에도 종종 많은 비가 내립니다. 하지만 위생적인 식수 시설이 없어, 물을 식수로 정화하는 작업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염된 물을 마심으로써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물이 있다면”

“어떤 것보다 항상 물에 대해 생각해요.” 모니카는 항상 스스로에게 되묻습니다. 아이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줄 물이 충분한가? 빨래를 하기 위한 물은? 염소에게 먹일 물은? 부엌 오두막 그늘에 앉아 모니카와 여성들은, 물이 마을 가까이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합니다.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아 식수시설을 설치한 마을의 모습. 깨끗한 식수만 제공되었을 뿐인데 마을 사람들의 삶 전체가 달라졌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우리에게 식수 시설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것들을 할 시간이 생길 거예요. 우리는 채소를 기를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시장에 나갈 수도 있겠죠.” 마을 사람 중 하나인 라엘이 말했습니다. 우기가 지나고 매년 작물을 기를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만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우기에 강둑 근처 들판에서 옥수수를 재배했지만, 유지할 수 있는 물이 없어 금방 말라버렸습니다. 우리는 옥수수를 사 먹을 수밖에 없어요.”

모니카는 충분한 물이 있다면 농작물을 기르고 싶어 합니다. “바나나와 사탕수수, 양배추를 재배할 수도 있겠죠.” 모니카에게는 식수가 원활히 공급돼 농작물을 기르는 것보다 더 큰 소원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학교로 물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아이들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더러운 물을 마셔 병에 걸리는 일도 없을 거예요.”

모니카는 체루가 아팠을 때 매우 힘든 한 주를 보냈습니다. 아이가 온갖 복통과 두통, 코피 등으로 힘들어했습니다. 뛰어놀기를 좋아하던 체루는 매우 약하고 무기력한 상태였어요. 지금은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다행히도, 집 가까이에 있는 보건소가 운영되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체루는 여전히 침침한 눈, 콧물과 함께 잦은 기침 등을 앓고 있습니다.

꿈을 키워야 할 소중한 어린 시절, 체루의 일상은 물을 구하기 위한 시간으로 소비됩니다. 빈곤, 질병, 영양실조, 부적절한 교육 환경 등 체루를 둘러싼 열악한 환경들이 모두 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하루를 다 소비해 다른 생산 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사진=월드비전 제공.

“평균, 하루 6km”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 물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제리캔을 어깨에 이고 하루 평균 걷는 거리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훨씬 더 먼 길을 걷는 반면, 그렇지 않은 마을도 있습니다. 월드비전의 후원을 받아 식수시설을 설치한 마을은 훨씬 더 적은 거리를 걷습니다. 식수시설 설치 하나로 두 마을 사람들의 하루 일과는 상상이상으로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물을 긷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빠질 수도 있는 깊고 위험한 물웅덩이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의 시간을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 또한 식수를 위해 하루를 사는 삶이 아닌 농작물을 재배하고 생산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깨끗해진 식수를 마시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배앓이를 하지 않아도 되며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위험천만한 물웅덩이가 아닌 학교로 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모아주신 후원금은 열악한 식수환경으로 학교에 제때 갈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아이들이 더 나은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 캠페인입니다.4월부터 12월까지 한겨레·월드비전이 아이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세요.

■ 월드비전 후원계좌 269-800743-18-633(우리은행)■ 월드비전 후원전화 ☎ 02-2078-7000■ 월드비전 한겨레 독자 후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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