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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2 09:26 수정 : 2019.11.12 09:33

하람이와 하은이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일한 가족입니다. 제공:박지만(Studio3rdBass)

<119 희망 아이 캠페인>
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한겨레·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응원합니다.

하람이와 하은이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일한 가족입니다. 제공:박지만(Studio3rdBass)

낡은 아파트 앞 계단에 두 아이가 걸터 앉아 놀고 있습니다. 비슷한 체구의 두 아이는 세 살 터울의 남매입니다. 신나게 장난감을 갖고 놀지만 서로 장난감을 갖겠다고 싸우지 않습니다. 두 아이는 무엇을 해도 함께합니다. 낡은 계단과 공터를 따뜻하게 비추는 햇살. 두 아이들이 함께 맞는 두 번째 봄입니다.

두 아이의 부모님은 이혼 후 생후 23일이 된 둘째 하람(5·가명)이를 고모에게 맡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젊은 시절 미혼모 신분으로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낸 아픔을 간직한 고모할머니는 일흔이 다 되어 얻은 조카 손주를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월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제일 먼저 하람이의 우유와 기저귀를 삽니다. 여유가 없어 자신은 김치와 밥으로만 끼니를 해결합니다. 여느 엄마들처럼 다양한 재료로 이유식을 해줄 여유가 없습니다. 할머니는 이웃에게 햄을 얻어와 물에 데쳐 염분을 빼고 겨우 이유식을 만들었습니다. 부족하지만 하람이는 건강하게 자라주었습니다.

하은이와 하람이는 할머니 덕분에 같이 살 수 있게 됐습니다.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제공:박지만(Studio3rdBass)

첫째 하은(8·가명)는 부모님의 이혼 후 아빠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아빠와의 생활은 불행한 기억으로만 남았습니다. 아동보호시설로 보내졌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할머니는 하은이도 자신이 거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어린 것이 잊히지도 않는 기억과 혼자 씨름할 걸 생각하니까, 하늘 아래 이제 저희 둘뿐인데 같이 있어야지”

처음 할머니의 집에 온 하은이는 낯선 환경이 불안하고 무서워 매일 밤을 울었습니다. 할머니가 하은이를 달래려 하면, 할머니를 빼앗긴 기분에 서러워진 하람이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할머니는 두 손주를 달래느라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언제 그런 날들이 있었냐는 듯 이제 둘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누워 서로를 의지해 잠을 청합니다. 할머니는 웃으며 잠이 든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도 밝게 웃음 짓는 거 같아 안쓰럽기만 합니다. 할머니는 아이들이 좀 더 자랄 때까지 자신의 시간을 붙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어린 남매와 할머니의 보금자리는 큰 길에서 구불구불한 언덕을 넘어가야만 하는 집입니다. 안전장치라고는 철제봉 두 개가 전부였던 난간 옆에 붙어있는 집. 그 집에서 하람이는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하람이도 날씨가 좋은 걸 아는지, 따뜻한 봄에는 밖으로 나가자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현관문 밖에 세 걸음걸이에 절벽이 있지만 하람이가 위험한 걸 알 리가 없었습니다. 3살 많은 하은이가 다니기에도 너무 위험했던 집은 최근 지원을 받아 이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람이와 하은이는 이제 걱정 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검하수와 사시로 하람이는 세상을 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제공:박지만(Studio3rdBass)

하람이와 할머니에게는 다시 한번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하람이는 늘 턱을 들고 앞을 봅니다. 사시와 안검하수 때문에 시야가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하람이의 눈 치료는 할머니의 또 한 가지 큰 걱정거리입니다. 내년이면 사시와 안검하수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어린 하람이가 수술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할머니는 그래도 말없이 허리를 낮추고 하람이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하은이가 있어서, 함께여서 다행이라고 애써 마음을 놓아봅니다.

할머니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할 수 없어 정부 보조금으로 주거비와 생활비를 모두 감당하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위해 할머니는 정작 본인의 건강은 챙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십 년 후에도 하은이와 하람이가 할머니와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예쁜 두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만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모아주신 후원금은 하람이와 하은이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두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119 희망 아이 캠페인>

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 캠페인입니다.

4월부터 12월까지 한겨레·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아이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세요.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계좌 10279071164429(국민은행)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전화 ☎ 02-1588-1940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한겨레 독자 후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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