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27 12:11
수정 : 2017.07.27 13:53
BBQ, 상생방안 발표…“프랜차이즈 새로운 생태계 필요”
품목별 유통마진 공개·로열티 제도 도입
본사에서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목’ 최소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시도
가격 인상과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비비큐치킨이 27일 정부의 가맹사업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유통마진을 공개하고, 로열티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 치즈 통행세 등 그동안 문제가 됐던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사야 하는 ‘필수품목’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다른 업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비비큐는 이날 서울 BBQ종로관철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분야 정책 방향을 전폭 수용하겠다”며 ‘패밀리(가맹점)와 BBQ의 동행 방안’을 발표했다.
비비큐는 과거 기업의 경영 정보로 분류돼 대외 공개 제한됐던 유통 마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비비큐 관계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외식업종 필수물품 마진 공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추가로 필요시 품목별 유통마진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맹점주들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이른바 ‘필수품목’을 최소화하고, 필수품목을 제외한 항목들은 가맹점이 자율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가맹점별로 원가 관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매장 인테리어 때 가맹점주가 자체 공사를 가능하게 하고, 디자인 개발비·감리비 등을 현실화해 매장 환경에 대한 가맹점주의 자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신 로열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필수품목 최소화, 유통마진 공개 등이 이뤄질 경우 가맹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로열티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김태천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선진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로열티 제도가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맹점 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난다면 이 제도는 성공할 수 없다. 감안해서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성장의 결과를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공유하는 ‘패밀리 주주제도’도 업계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일정한 절차를 통해 청년 창업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고, 일정 기간 후 매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추진해 청년 창업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판매가격, 구매가격, 광고·판촉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패밀리·BBQ 동행위원회’와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비비큐는 두 차례 치킨 가격 인상 단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가기로 한 과정에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윤홍근 BBQ 회장이 자기 아들에게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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