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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05 11:41 수정 : 2018.09.05 19:32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매장 ‘우리술방’이 전통주 잔술 판매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1인용 전통주 판매
“2030 혼술족 증가가 상품 개발 배경”
‘소포장’ 유통업계에서 이미 ‘블루오션’
가족 단위 대용량과 함께 ‘포장 양극화’ 주도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매장 ‘우리술방’이 전통주 잔술 판매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포장마차에서나 팔던 잔술을 백화점이 판다?

신세계백화점이 전통주 잔술 상품을 내놔 화제다. 일본 사케는 잔술 형태가 유통되는 상태나, 전통주 잔술이 상품화된 것은 처음이다. 1인 가구 증가로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술도 ‘소포장’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통주 매장 ‘우리술방’에서 한 컵 용량(187㎖)으로 포장된 전통주를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나오는 잔술 전통주는 거창 사과로 만든 ‘산내울 사과주’와 부안 변산반도 복분자를 발효해 만든 ‘부안 참복분자주’ 등 모두 5가지다. 컵당 가격은 4천~6천원이다. 보통 전통주 한병 가격이 2만~3만원을 훌쩍 넘는 것과 견줘 부담이 적다. 백화점 쪽은 병 단위로 구매하는 고객 수가 줄어들고, 부담 없는 한잔을 원하는 ‘2030 혼술족’ 증가를 상품 개발의 이유로 설명했다. 1인 가구의 경우 혼자서 한병을 다 마시기가 부담되는 것이다.

백화점 자료를 보면, 혼술족을 위한 소포장 주류 판매는 꾸준하게 늘어온 상태다. 현재 우리술방 진열 제품 가운데 375㎖ 이하 소용량 전통주가 약 40% 가량 차지는데, “2013년 20% 선에 견줘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백화점 쪽 설명이다.

술을 찾는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주류 매출 비중이 40대가 33%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30대 매출 비중이 39.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20대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6.1%에서 9.8%로 뛰었다. 한잔 용량과 반병짜리 와인도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난 상태다. 375㎖ 이하 소용량 주류 제품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고 백화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술뿐 만이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은 현재 유통업계에서 새로 떠오르는 주력 상품군이다. 스타벅스는 2009년 1개씩 포장된 바나나를 팔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만 138만개가 팔렸다. 올해는 160만개를 넘게 팔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바나나 한 개 포장 제품과 한 컵에 다양한 과일을 담은 ‘하루과일’이란 제품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주고 있다.

지난 여름 복날을 맞아 닭 한마리가 아닌 반마리로 만든 ‘반계탕’을 만들어 눈길을 끈 롯데쇼핑은 이번 추석을 맞아 소포장된 정육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200g씩 나눠 포장해 혼밥족들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 쪽은 아예 소포장 제품에 ‘한끼밥상’이란 이름을 붙여 브랜드화해 키워나가기로 했다.

이렇듯 유통업계가 소포장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전반적인 유통계 불황에서 커나가는 몇 안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상거래 업체 티몬이 올 1분기 소포장 식품 판매 실적을 분석했더니, 지난해 1분기보다 약 3배(196%)가 신장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이런 소포장 선호 고객을 유도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포장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3인 이상 가구는 가계 절약을 위해 대용량 묶음상품을 주로 구매하고, 1인 가구는 소포장된 상품을 주로 사 중간 형태 포장 시장이 점점 사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관심을 갖는 창고형 매장은 대용량 포장, 온라인은 소포장이 주력이다. 이에 따라 중간 단위 포장이 사라지는 포장 양극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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