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2 11:36
수정 : 2018.09.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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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추석맞이 큰상 세트’. 롯데슈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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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제수음식 추석 하루 전까지 배송”
동원홈푸드·신세계도 차례상 음식 상품 내놔
직접 만드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확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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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추석맞이 큰상 세트’. 롯데슈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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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가정간편식(HMR) 열풍이 차례상 위까지 불고 있다. 명절 쇠기가 간소화하면서 절차와 예의·정성을 중시하던 조상님 모시기도 이제는 ‘간편하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흐름을 포착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슈퍼는 “제수용 음식을 추석 하루 전인 23일 배송해주는 ‘제수 음식 사전예약 배송 서비스’를 누리집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21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는데, 동그랑땡·소고기잡채·갈비찜·꼬치산적·녹두전 등 5가지 음식을 차례상과 성묘용으로 각각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2팩씩 소포장으로 만들어 보내준다. 가격은 ‘추석맞이 큰상세트’(4~5인용)는 17만원, 꼬치산적 대신 생선전을 넣어 가격을 낮춘 ‘추석맞이 한상세트’(2~3인용)는 6만9000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5일 발표한 대형마트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인 32만9천원보다 절반 가량 싸다.
세트 외에도 조리가 까다로워 주부들의 기피 대상인 동태전(200g)을 5300원, 해물동그랑땡(200g)은 4300원, 재료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고사리볶음(100g)과 도라지볶음(100g)은 각각 2500원에 판다.
동원홈푸드도 자사의 가장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을 통해 프리미엄 차례상 상품을 내놨다. 사과·배·곶감·밤 등 다양한 과일과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다양한 명절 음식들로 구성됐다. 4~5인이 먹을 정도의 양으로 가격은 25만원이다. 16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은 뒤 22일 새벽에 일괄 배송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추석을 맞아 처음으로 간편 상차림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데, ‘전통 상차림 세트’(18만8천원), ‘마른 굴비 한 상차림 세트’(3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재료가 손질된 상태로 냉장 유통돼 간단하게 조리만 하면 되는 반조리 식품이다. 유명 맛집의 조리법을 적용해 웬만한 가정에서 만드는 것보다 맛있다는 것이 백화점 쪽 설명이다.
이렇듯 유통업체가 추석 상차림 시장을 노리는 것은 명절 쇠기가 갈수록 간소화하고 있는 사회 흐름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한 시장도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지난 설 기간 매출을 조사했더니, 가정간편식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마트 5.9%, 슈퍼 5.1% 늘었다. 조리식품도 각각 18.1%·2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절에 무슨 음식을 사먹느냐’는 소리는 옛말이 된 셈이다.
조수경 롯데슈퍼 온라인부문장은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간편 제수음식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제수음식 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유통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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