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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7 15:01 수정 : 2018.09.17 21:10

엘라코닉의 브라렛 제품. 신세계백화점 제공

화려·섹시 강조 과거와 달리 편안함이 대세
“페미니즘 영향으로 타인 시선서 해방” 분석
여성 사회진출 는 탓에 장시간 노동도 한몫

엘라코닉의 브라렛 제품. 신세계백화점 제공
페미니즘 열풍이 여성 속옷을 편하게 만들었다?

최근 여성 속옷 업계는 ‘편안함’이 대세다. 미국의 속옷 전문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으로 대변되던 ‘화려하고 섹시한’ 여성 속옷은 점점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업계는 “최근 세계적 열풍인 페미니즘 운동이 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강조되면서 화려함을 강조하던 여성 속옷이 실용적·활동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도 앞다퉈 관련 제품을 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7일 란제리 편집매장 ‘엘라코닉’에서 신제품을 냈는데, ‘브라렛’제품이 주력 상품이다. 브라렛은 와이어나 컵이 없는 브래지어를 말한다. 가볍고 몸을 조이지 않아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편암함을 강조한 자체 브랜드(PB) ‘언컷’은 전체 엘라코닉 판매량의 70%에 달한다. 이번에 출시된 ‘컴포트 볼륨 브라렛’은 편안함에 보정기능을 갖춰 인기 사이즈는 품절 상태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엘라코닉은 1년 만에 매출이 5배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 손문국 상품본부장은 “해외 브랜드 가운데서도 착용감이 좋은 것만을 골라 판매하는데 이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비안 ‘리얼 마이핏’. 남영비비안 제공
전통의 여성 속옷 브랜드인 남영비비안의 비비안도 최근 ‘리얼 마이핏’이란 브래지어를 내놨다. 역시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하는 속옷 트렌드에 맞게 가슴에 느껴지는 답답함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편안함을 위해 기존의 딱딱한 와이어가 아닌, 부드러운 ‘플렉서블 핏 와이어’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유니클로도 여전히 ‘와이어리스 브라’가 강세다. 일본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해 와이어리스 판매량이 전년에 견줘 2배 이상 늘었다. 일본 내 속옷 점유율이 20%로 일본 최대 속옷 업체인 와코루홀딩스(20.1%)를 사실상 따라잡은 상태다. 편안한 착용감을 내세워 이룬 성과다. 현재 국내서도 일부 제품 라인 가운데 베이지나, 블랙 등 기본 색상은 품절됐다.

유니클로 와이어리스 브라. 유니클로 제공
왜 이렇게 편안함이 ‘대세’가 됐을까. 여러 원인이 있지만, 업계는 최근 급격하게 확산되는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를 유도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페미니즘의 영향이 있어 보인다. 여성 소비자들이 타인의 시선보다 자기가 편안한 것을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도 “자신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여성들이 속옷을 선택할 때 볼륨감이나 실루엣보다는 착용감과 편안함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면서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된 탓이라는 얘기도 있다. 회사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편안한 옷을 찾게된다는 것이다. 화장품 기업에 다니는 한 여성 직장인은 “꽉 조이는 브래지어를 입으면 하루 종일 불편하고 소화도 잘 안된다. 한번 편안한 속옷을 입게 되면 다른 제품은 입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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