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9 11:45
수정 : 2019.01.29 15:39
일본 판매법인 ‘삼양재팬’ 29일 설립
일본 편의점 등 입점 추진 목표
‘50억 횡령’ 전인자 회장 법정구속 악재 속
수출 확대로 동력 찾겠단 계산
전인자 회장이 50억 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등 ‘오너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삼양식품이 일본에 판매법인을 세우며 일본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일본에 판매법인 ‘삼양 재팬’(SAMYANG JAPAN)을 설립한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 매출이 상승세인 점을 고려해 본격 확장에 나섰다고 삼양식품은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일본 매출은 연평균 138% 늘었다. 연매출 규모는 30억~40억원 수준으로 전체 수출 규모 2037억원(2017년 기준)에 견줘 미미하지만, 일반 라면 소비 규모가 6조원에 이를 정도로 확장 잠재력은 크다는 판단이다.
삼양식품의 국외 판매법인 설립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1980년대 중국에 판매법인을 세웠지만 곧바로 철수했고, 미국에 세운 생산공장도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 수출 비중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총판계약을 맺는 식으로 판로를 찾은 상태다. 일본에서는 소규모 슈퍼마켓 등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 수출은 편의점 입점이 궁극적 목표다. 이를 위해서 판매법인을 세워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오너리스크’로 거듭 입길에 오른 상황에서 수출 확대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성호)는 지난 25일 2008~2017년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와 식재료 일부를 자신이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납품받은 것처럼 가장해 50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로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회장의 부인 김정수 사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구속을 면했다. 전 회장 부부는 빼돌린 돈을 인테리어 수리비(3억3천만원), 외제차 비용(2억8천만원)으로 쓰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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