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3 16:30
수정 : 2019.03.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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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건대점 가상현실 테마파크. 롯데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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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인 1층에 스테이크가게·맥주펍 들이는 건 기본
기존 명품 매장 밀어내고 20~30대 선호 브랜드 차지
게임·테마파크·VR·서핑 등 놀이공원화하는 백화점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려면 색다른 경험 제공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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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건대점 가상현실 테마파크. 롯데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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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백화점 지상 10층에 들어서면 1400㎡(423평) 규모의 거대한 가상현실 ‘오락실’이 펼쳐진다. 휴가철 피서에 나선 듯 ‘가상현실(VR) 기구’를 타고 래프팅 체험을 한다. 한숨 돌리고 옆자리로 옮기면 이번엔 ‘위’로 뜬다. 가상 열기구와 제트기 탑승 체험 순서다. 바다와 하늘을 오가는 체험을 마친 뒤 가상현실 영화를 보는 것도 ‘덤’이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기존의 매장 구성 공식을 파괴하며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 붙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과감하게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맥주펍을 들이거나 식품관에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수십개씩 유치하는 건 이제 ‘기본’에 속한다. ‘무인양품’ 등 20·3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일부 명품 매장을 밀어내고 ‘안방’을 차지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요즘은 체험형 공간이 속속 들어서는 추세다. 게임, 가상현실, 서핑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온라인·모바일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서지만, 핵심 타깃은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이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는 과감하게 돈을 쓰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선 입 모은다. 현대백화점은 2017년부터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점, 목동점, 경기 성남시 판교점 등 5개 점포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평균 10여대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가상현실 게임 기구를 설치했다. 모두 ‘무료 체험’ 공간이다. 정작 구매가 일어나는 게임 기기나 소프트웨어 제품은 매장의 한쪽을 차지할 뿐이다. 이에 더해 오는 15~28일 신촌점에 이(e)-스포츠 전문 팝업스토어 ‘슈퍼플레이’를 열고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백화점 등 방문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밀레니얼 세대’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건대점에 업계 최초로 가상현실 실내 테마파크를 연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 ‘실내 서핑샵’까지 들였다. 인공 파도 위에서 1분간 쏟아지는 물을 시속 27㎞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는 일종의 게임, 스크린야구, 가상현실게임 등 체험을 가전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로 브랜드화시킨 사례에 속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으로 직접 정보를 수집해 꼼꼼히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 뒤 구매한다”며 “이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기존에는 제품을 팔기 위해 체험 서비스를 ‘가미’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경험이 ‘주’가 되는 식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들 세대 상당수는 자신을 위해 비교적 큰 단위의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일단 매장으로 유인하면 구매 단위가 커지고 부가 지출도 생기는 측면을 고려한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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