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14 11:48
수정 : 2019.05.14 20:10
신세계백화점, 17일부터 굴비 묶음 단위
20마리 ‘두름’ 대신 14마리 ‘엮음’ 도입
“2~3인 가구 두달 평균 소비량 맞춰”
롯데마트, 3~5㎏ 중간크기 수박 확대
구매력 있는 소가구 맞춤형 제품 늘려
편의점·이커머스 향하는 고객 붙잡기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2~3인 가구를 겨냥해 포장 단위를 낮추고 소용량·규모 품목을 확대한다. 전자상거래업체와 편의점을 통한 신선식품 구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통 유통채널이 소가구 맞춤형 제품으로 소비자 발길을 돌리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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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굴비 14마리 ‘엮음’. 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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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7일부터 굴비 수량 단위로 ‘두름’(20마리) 대신 ‘엮음’(14마리)을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엮음’은 2~3인 가구의 두달 평균 소비량에 맞춘 것으로, 4인 가구 평균인 두름 구매를 주저하던 소가구 소비자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봤다. 이날 롯데마트도 무게 3~5㎏의 중간크기 수박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간 10㎏ 안팎의 수박을 4등분, 8등분 등으로 잘게 쪼개 판매해왔지만, 신선도가 떨어져 소비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1~2㎏인 애플 수박 판매를 확대하고, ‘베개 수박’(베개처럼 길쭉하게 생긴, 4~5㎏ 품종)과 ‘블랙 보스 수박’(과육이 노란색을 띠는, 2~3㎏ 품종) 등 중과종 품종 매출을 전체 매출의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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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3㎏인 ‘블랙 보스 수박.’ 롯데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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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유통업체들이 소규모 가구를 붙잡기 위해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타현황을 보면, 지난 4월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37.1%로 3년 전에 비해 2.5%포인트 늘었다. 2인 가구도 22.5%로 1.3%포인트 늘었다. 반면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22.4%로, 3.3%포인트 감소했다. 또 과일이나 야채 등 비교우위를 보여온 신선식품마저 이커머스나 편의점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포장 단위와 제품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에스(GS)리테일 자료를 보면, 지난 1~3월 샐러드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150% 늘었다. 이 회사는 최근 소포장 신선식품 개발을 위한 채소 전용 포장센터를 마련했다.
업계는 소포장·소용량 제품 매출이 ‘순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깐양파(2개입), 볶음밥용 채소(100g) 등 소용량 채소 제품의 이달 매출이 지난해 대비 18.4% 늘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4월 청과 낱개 포장 등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13%가량 늘렸는데, 매출은 23% 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2017년부터 1인가구용 극소포장 상품을 기획했는데, 소비자는 하루 평균 200여명 방문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30대 맞벌이 부부 등 구매력 있는 ‘밀레니얼 가족’이 주된 타깃”이라며 “소가구가 늘어나는 중년층과 20대 고객까지 고려하면 소용량 판매 패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장 단위를 낮추면 액면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서 고객이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 느끼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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