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4 11:41
수정 : 2019.09.04 13:35
엘에프, 10월 비건화장품 선보여
“안전성, 동물복지 고려 소비자 타깃
할랄 인증 뒤 무슬림 시장도 목표”
국내서 비건 화장품 나오지만
‘위해성 확인’ 목적 동물 실험 허용
기초제품 대비 색조제품 품목 적어
의류브랜드 엘에프(LF)가 비건 제품으로 구성된 화장품 브랜드를 내놨다. 구매력 있는 국내 소비층을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외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구상이다.
엘에프는 다음달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프랑스 수입브랜드 ‘바네사브루노’의 계열 브랜드 ‘아떼’에서 이름을 따왔다. 다음달 선보이는 기초화장품 15종 및 색조화장품 40종 가운데 상당수 제품을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구성했다고 엘에프는 밝혔다. 비건 화장품은 원료·포장에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실험을 배제한 화장품을 말한다. 프랑스 ‘EVE’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가 대표적인 인증 기관인데, 엘에프는 EVE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엘에프는 일단 중고가 가격대로 구성해 대형 백화점 등에서 유통할 계획이다. 국내와 중국, 베트남 등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노려보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을 주력 시장으로 보고 있다. 엘에프 관계자는 “‘바네사브루노아떼’ 등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할랄 인증 등 절차를 거치면 무슬림 국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 ‘위해성 평가’ 등 목적을 제외한 동물실험 화장품의 제조·유통·판매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데 따른 조처다. 제품 구매 시 안전성과 동물복지를 주요하게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흐름도 비건 제품을 ‘수익성 있는 시장’으로 받아들이는 요인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아이소이’, ‘아로마티카’ 등이 동물 실험을 안하는 브랜드로 알려졌고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등 제조업체도 생산시설에 비건 인증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치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층이 두텁고,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 넘는 성장률을 보여 2025년에는 20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아직 국내 비건 화장품은 스킨, 로션 등 기초제품에 집중돼 있다. 엘에프 관계자는 “일부 립스틱 등 색조제품은 발색력 등이 떨어지는 측면 때문에 식물성 재료만으로 제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립스틱을 시작으로 색조 비건 화장품 품목도 늘려갈 계획이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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