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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B 용량의 하드디스크 내장형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 H10’. 1.5인치의 크기의 컬러 액정으로 사진과 텍스트 문서도 볼 수 있다. 가격은 36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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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누구도 워크맨을 사고 싶어 안달하지 않는다. 워크맨이 아날로그 시대의 역사로 사라진 지금, 젊은 디지털 세대들은 MP3 플레이어를 갈망한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명분도 아직은 유효하지만, 음악을 생활의 벗으로 여기는 그들에게 MP3 플레이어는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과 함께 반드시 소유해야만 하는 필수품이다.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수없이 많은 MP3 플레이어가 온·오프라인 상점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지만 물건은 많아도 눈 높은 고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섬세하게 맞춘 제품은 많지 않다. 레인콤에서 이제 막 시장에 내놓은 ‘아이리버 H10'은 과연 입맛에 딱 맞는 물건으로 간택을 받을 수 있을까? 결과야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요모조모 살펴보면 그 까다로운 고객들의 마음을 제법 흔들어놓을 만하다.
H10은 애플의 ‘아이팟 미니’를 겨냥해 만들어진 물건이다. 그런 까닭에 아이팟 미니를 사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H10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가격은 H10이 약 2만원 정도 비싸지만, 성능이나 기능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 가격 차이는 오히려 싸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하드디스크를 저장장치로 사용하지만 H10이 아이팟 미니보다 1GB 정도 많은 5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
4MB 크기의 MP3 파일을 꽉꽉 눌러 담는다면 H10이 200곡 정도 많은 1200여곡을 저장할 수 있다. 크기는 H10이 약간 작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비슷하니 무승부다. 생김새야 취향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디자인에서 돋보이는 점은 무엇보다 배터리부분이다. 충전지를 본체에 내장한 아이팟 미니는 소모품인 배터리를 교환하려면 AS센터에 가져가 본체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H10은 휴대폰처럼 배터리를 착탈식으로 설계해 배터리만 구입하면 언제든 교환이 가능하고,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플래시 메모리 방식의 MP3 플레이어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많은 하드디스크 내장형 MP3 플레이어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조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아이팟 미니에서 채용된 크릭휠에 대해서는 터치스크롤 버튼으로 맞섰다. 둘 다 손가락을 대고 가볍게 움직이면 메뉴 선택이나 볼륨 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능을 보면 H10이 어깨에 힘을 줄 만하다. 1.5인치 크기의 컬러 TFT 액정을 내장한 H10은 깔끔한 컬러로 메뉴를 선택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고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JPEG 형식의 사진까지 재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은 디지털 앨범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텍스트 형식의 파일을 볼 수 있는 전자책 기능도 가지고 있어 좋아하는 글들을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저장해 두면 언제든 음악을 들으면서 읽을 수 있어 요긴하다. 특히 FM라디오 수신과 음성녹음 기능이 있어, 라디오를 듣고 음성 메모용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PC와는 USB2.0으로 연결해 파일을 옮기기 때문에 파일 송·수신도 빠르고 쉽다. 게다가 ‘아이리버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펌웨어 업그레이드까지 자동으로 알아서 해준다.
한마디로 H10은 실속 있는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손가락만 한 플래시 메모리 방식의 MP3 플레이어에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한번쯤 눈길을 줄 만하다. 이미 MP3 플레이어를 사야 할 스스로의 명분이 있다면, 누군가를 졸라서라도 하나쯤 선물로 받고 싶어지는 물건 아닌가? 김달훈/ 객원기자 bergkamm@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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