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GM대우차의 서유럽 수출용 차량들이 일제히 GM 산하 ‘시보레’ 브랜드로 바뀌면서 과거 ‘대우자동차’(DAEWOO MOTOR) 브랜드는 지구상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GM의 글로벌 판매전략에 따른 이같은 변화는 GM대우차를 중심으로 옛 대우그룹관계사들이 활발한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내 사정과 극명히 대조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GM대우차(사장 릭 라일리)는 마티즈, 칼로스, 라세티, 매그너스, 레조 등 유럽 수출용 전모델에 기존의 ‘대우’(DAEWOO) 대신 ‘시보레’(Chevrolet)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우’ 브랜드는 KD(현지부품조립) 방식으로 소규모 수출이이뤄지는 루마니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동유럽 4개국과 베트남에서만 당분간 계속 쓰일 전망이다.
이들 동유럽 4개국의 경우 GM이 대우차를 합병하면서 인수하지 않은 대우차 생산시설이 아직 남아 있어 ‘대우’ 브랜드를 바꾸기 어려운 형편이고, 베트남에서는 ‘대우’ 브랜드의 선호도가 유난히 높아 그대로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차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유럽쪽으로 나가는 수출 차량에는 모두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있다”면서 “브랜드 관리비용을 줄이고 ‘대우’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GM대우차가 올해부터 완성차에 관한 한 ‘대우’ 브랜드를 완전히 폐기함에 따라 이 회사 수출 차량들에서는 과거 ‘대우차’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게됐다.
대표적 수출모델인 마티즈의 경우 앞으로 서유럽에서는 ‘시보레 마티즈’, 동유럽과 중국에서는 ‘시보레 스파크’, 멕시코에서는 ‘폰티악 마티즈’로 각각 팔린다.
또 칼로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시보레 아베오’나 ‘스즈키 스위프트+’, 유럽에서는 ‘시보레 칼로스’, 캐나다에서는 ‘폰티악 웨이브’로 판매된다.
라세티의 경우 미국에서는 ‘시보레 옵트라’나 ‘스즈키 포렌자’, 중국에서는 ‘뷰익 엑셀르’, 유럽에서는 ‘시보레 라세티’로 팔리고 중형 매그너스는 미국에서 ‘시보레 에피카’나 ‘스즈키 베로나’, 유럽에서는 ‘시보레 매그너스’로 거래된다.
과거 대우차 시절 ‘대우’ 한가지 브랜드로 팔리던 GM대우차가 이제는 시보레,뷰익, 폰티악, 스즈키 등 GM 계열 4개 브랜드로 갈라지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GM 계열 브랜드와 판매망을 적극 활용하는 수출 전략에 힘입어지난 2002년 출범 당시 22만4천대에 불과하던 GM대우차의 수출실적이 작년에는 79만5천대로 255%나 늘어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대우 브랜드를 버리는 것은 GM의 일원으로서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올해부터는 GM의 유럽시장 포트폴리오에서도 우리 차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M대우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사상 처음 ‘100만대 초과’로 잡고 있다.
옛 대우차 시절 최대 실적은 지난 99년의 91만8천대였으며 GM대우의 작년 실적(90만84대)은 대우차 시절까지 포함해 두번째로 많은 것이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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