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15 20:07
수정 : 2008.05.15 20:07
뉴욕서 기업투자설명회 열려
외국인들 “새정부 정책 주목”
국내 증시의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포인트는 뭘까?
12일과 1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주최로 열린 ‘상장기업 합동 글로벌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한 외국인 기관 투자가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 원화 절하로 요약되는 부정적인 대외 환경 속에서 한국의 새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펼 대응 전략에 궁금증을 내보였다.
14일 미국 뉴욕 투자설명회에서 만난 모건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총괄책임자인 개리 릴리(Gary Lilley) 전무는 “새 정부가 출범 전후에 기업 친화적인 태도를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시장을 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라고 밝혔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중요한 것은 새정부의 레토릭(겉으로 내보인 말)이 아니라 실제로 내놓을 구체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이 특검 조사를 받고 이건희 전 회장 등 주요 고위 간부가 기소 조처를 받은 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제기됐다. 월가의 한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삼성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삼성에겐 시련일지 모르나 주식 투자자의 처지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되는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월가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한국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에 대해선 증권거래세를 면제해주면서, 외국인 기관투자가에겐 거래대금 0.3%의 거래세를 받고 있다”며 “일종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에겐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도 주목거리였다. 월가의 한 투자자는 “월가 투자자들은 대부분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며 “급격한 원화 절하 현상은 한국 증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12일 런던 투자설명회를 찾은 한 투자자는 “수출 중심 업종인 현대자동차나 엘지전자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미국) 김경락 기자, 공동취재단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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