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22 18:53
수정 : 2008.05.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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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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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직 상태 국외 돌며 경영수업
삼성전자의 이번 보직인사에서 이재용 전무는 최고고객책임자(CCO)직을 내놓고 당분간 뚜렷한 직책 없이 중국·인도·러시아 등 신흥시장 지역을 돌며 시장 개척업무를 맡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전무가 마케팅 실무 경험이 없으니까 현장에서 하나씩 쌓아올리겠다는 뜻”이라며 “먼저 중국으로 가고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로 하는 지역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 전무의 직책 사임은 애초부터 도피성이나 징계성의 의미가 아니었다”며 “삼성 특검 사태로 경영수업 기간이 좀더 길어지는 셈인데, 앞으로 전망이 밝은 큰 국외시장에서 좀더 공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해 동안 경영수업 기간에 능력을 검증받아 최대한 정당성을 쌓은 뒤 승계 수순에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이 전무가 맡으며 신설됐던 ‘최고고객책임자’ 자리는 후임 없이 이번 인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결국 이 전무를 위한 자리였다는 지적에 대해 한 관계자는 “국외 대형 바이어와 협력관계를 맺는 그 자리의 적임자가 이 전무였다”며 “앞으로 각 사업 총괄에서 최고고객책임자가 구축했던 데이터와 성과를 넘겨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현재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법인인 에스엘시디의 이사직도 맡고 있는데 조만간 내부 절차를 거쳐 이 직책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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