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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25 21:51 수정 : 2008.05.27 15:48

동국제강 등 영업익 급증…“원자재값 상승 수요업체에 전가” 비판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 1분기 내내 제품가격을 올렸던 철강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철강회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손쉽게 수요업체들에 전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166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63억원보다 118% 급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보도자료도 없이 조용히 공시만 하고 넘어갔다. 동부제철도 늘어난 영업이익을 쉬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동부제철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9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4억원)보다 5.8배나 많았다. 현대하이스코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171억원에서 올해 34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7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5% 늘어났고,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2235억원)도 지난해보다 43.8% 증가했다.

철강회사들의 이런 실적 잔치를 바라보는 다른 산업계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1분기 내내 올렸고 4~5월에도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 1월 1톤에 58만원이었지만 현재는 92만원이다. 동부제철의 냉연은 같은기간 60만원에서 87만5천원으로, 동국제강의 후판은 72만5천원에서 101만원으로 올랐다. 철강사들은 철광석이나 유연탄, 고철 등 원료값이 급격히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제조업체들은 늘어나는 생산 비용으로 몸살을 앓았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는 한대당 1톤 정도의 냉연강판이 필요한데 현재 냉연강판이 1월보다 톤당 25만원 가량 올랐기 때문에 원가 부담도 고스란히 대당 25만원 증가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 가격을 올리면 엄청난 소비자 저항에 부딪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원자재값 상승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상반기 내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며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저렇게 늘어난 것을 보니 조금 허탈하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도 “중소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이 올라 올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라며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철강사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1분기 실적 호조는 경영합리화와 원가절감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국산 철강재들이 중국산보다 가격이 낮다”며 “가격 인상은 원자재값 상승 때문이지만 국산과 수입산 철강재의 가격이 달라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는 등의 시장 왜곡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양기인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은 결국 철강재 가격인상과 수요업체들의 가격인상을 대비한 재고 누적효과 덕분”이라며 “2분기에도 가격인상 효과는 계속돼 실적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 바로잡습니다

26일치 17면 ‘철강사들 제품값 올려 잇속 챙겼다’ 기사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그래프가 바뀌어서 표기됐습니다. 그래픽 작업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습니다.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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