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상장사의 독립성 우려되는 사외이사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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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재벌 상장사 분석
계열사 임원·법무법인 인사…‘거수기’ 되기 십상한화그룹 77% 최다…글로비스 등 17곳은 전원
“사외이사 자격 요건 강화·선임 방법 개선 절실” 국내 재벌그룹 상장 계열사의 경우 사외이사의 3분의 1이 총수일가나 경영진, 회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거나 학연으로 얽혀있어, 독립성을 잃고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에 그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28일 발표한 ‘2008년 사외이사의 실질적 독립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제한받는 국내 67개 재벌그룹에 속해있는 247개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748명 가운데 32.1%(240명)는 총수일가나 경영진, 회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나 학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나 경영진 등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17.4%(130명)였고, 고교 또는 대학교 학연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14.7%(110명)였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 유형은 같은 계열사 임원, 전략적 제휴 또는 거래관계가 있는 기업에 속한 인사, 총수일가 관련 소송을 수임한 변호사나 법무법인 소속 인사, 정부 또는 채권단 출신 인사 등이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한화로 13명의 사외이사 중 10명(76.9%)이나 차지했다. 그 다음은 한진 61.5%, 롯데 42.9%, 현대차 38.7%, 삼성 33.3%, 지에스(GS) 31.3%, 포스코 23%, 엘지(LG) 20%, 에스케이(SK) 11.1% 등의 순이었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은 그룹은 두산으로 31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18명(58.1%)이었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인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롯데 계열인 롯데미도파, 포스코 계열인 삼정피앤에이, 한화 계열인 ㈜한화, 한화타임월드, 신세계 계열인 신세계아이앤씨, 엘에스(LS) 계열인 엘에스네트웍스 등 17개 상장사는 사외이사의 100%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사외이사의 직업을 보면 기업인 출신이 29.7%(222명)로 가장 많고, 다음은 학계 29.3%(219명), 관료 20.1%(150명), 법조계 13.2%(99명)의 순이었다. 판검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가장 많이 선임한 그룹은 현대차, 두산, 삼성이었다. 이들은 최근 2~3년 이내 총수일가가 연루된 비자금, 분식회계사건이 터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수정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사외이사가 기업 투명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려서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에 선임할 수 없도록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선임 방법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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