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곤두박질’ 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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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하반기 성장률 3.8%” 전망
“미국발 경제침체 중국 등으로 확산수출 위축돼 상반기 5.5%서 급락
환율·금리 안정, 물가 자극 말아야 ” 내수에 이어 수출 경기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경기가 수출 둔화와 함께 본격적인 실물경기 위축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세계경제 진단 및 국내경제 전망’에서 경제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는 5.5%, 하반기는 3.8%로 연간 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에 비해 상반기를 0.3%포인트 올렸지만 하반기는 0.8%포인트 내린 것이다. 연구소는 “상반기에는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가 지속돼 경기가 완만하게 하강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수출이 둔화하고 내수 회복도 지연돼 경제성장률이 3.8%로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기별 성장률도 1분기 5.7%, 2분기 5.3%, 3분기 4.0%, 4분기 3.6%로 경기가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분석은 미국 경제의 침체가 중국 등 신흥국가들로 전파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돼 국내 수출도 함께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성장률을 상반기 4.3%, 하반기 3.1%로 전망하고 있다. 또 씨티은행이 지난해 말 11%로 전망했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말 9.8%로 낮추는 등 하반기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물가상승과 내수침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냉각, 글로벌 금융 불안에 따른 주가 약세, 고용 개선의 지연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상반기 3.5%에서 하반기 3.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3%에서 3.9%로 높였다. 출하와 재고를 기준으로 살펴본 경기진단에서도 우리 경제는 출하와 재고가 모두 늘어나는 경기확장 국면에서 올해 1분기부터 출하는 줄고 재고는 늘어나는 경기수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8일 개최한 ‘하반기 경제전망 세미나’에서도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하반기 들어 경제 상황이 더 위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하반기 경제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단 환율과 물가를 진정시키고 실물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는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달 사이에 국제원유값이 크게 뛰는 등 상황이 많이 달라져 금리와 환율을 안정시켜 물가를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지만 경기위축이 생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기 침체에 대비한 장기 대책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환율과 금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며 “그러나 하반기 들어 실물경제의 위축과 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에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이를 막을 수 있는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추경의 용도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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