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30 19:36
수정 : 2008.05.30 19:36
90개 생필품 수입단가 발표…가격적정성 논란일듯
수입가격이 3만~4만8천원인 외국 유명 브랜드 면도기가 최고 17만원대에 팔리는 등 수입가격과 국내 소비자한테 파는 가격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29일 물가안정 대책의 하나로 90개 주요 생활필수품의 1분기 수입가격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필립스·브라운 등 중국산 전기면도기는 운임·보험료·세금을 포함한 수입단가가 3만787원~4만8103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중 백화점에서 팔리는 가격은 필립스가 9만5200원~17만5천원, 브라운이 3만5200~12만6400원에 이른다.
오스트레일리아산 냉동 갈비 수입가격은 1㎏에 평균 6001원이었고, 역시 오스트레일리아산 냉동 안창살도 ㎏당 4122원∼6134원으로 평균 수입가는 5522원이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삼겹살은 가장 많이 수입되는 평균 가격대가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이 ㎏당 5297원, 벨기에산 냉동 삽겹살이 3846원이었다. 이들은 대형 마트에서 1만2천~1만5천원에 팔리고 있다. 이 밖에 뉴질랜드산 산양분유의 수입가격은 ㎏당 평균 2만2341원이었다.
이들 제품 가운데 일부는 시중 가격이 10배 가까운 것도 있어 소비자와 업체간에 가격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수입품은 애초 수입단가에 국내 유통비용과 광고비 등이 추가로 붙게 된다.
관세청 발표로 주요 생필품의 수입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구체적인 제품별 가격이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 가격과의 비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애초 수입단가와 소비자가격을 비교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부 의도가 크게 후퇴한 셈이다. 천홍욱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은 “개별 기업의 영업비밀인 수입가격을 제품별로 공개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데다 물품을 수입하는 국가와 통상마찰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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