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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1 09:22 수정 : 2008.06.01 09:22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M&A(인수합병)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잡아라"

위험을 감수하면서 신사업에 투자하기 보다 기존 기업을 M&A하는 전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환경에서 M&A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각도 이처럼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 증권업계에서 대형 M&A가 성사된 데 이어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 초대형 매물의 M&A가 임박하자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창용 부위원장이 29일 헤지펀드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일반 기업들의 M&A를 위한 자금 차입이 과도한 수준이 아닌 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지만 M&A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신성장 동력 확보 '총력전' = 한화그룹은 지난달 글로벌 경영 전략회의를 열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특히 '제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인수를 준비하라'는 주문으로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함으로써 한화가 이번 인수전에 임하는 의지를 엿보게 했다.

한화는 계열사의 에너지 사업과 플랜트 시공 경험, 방위산업 부문이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해양플랜트, 함정(艦艇) 사업과 연계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6조-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자금은 3조원 정도의 자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한화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이미 GS그룹과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지를 분명히 했고, 최근에는 두산인프라코어도 인수 경쟁에 가세했다.

LG전자는 향후 5년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로 하고 태양전지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B2B 솔루션, 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매출이 50조 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이 내부 사업만으로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힘들다"면서 M&A에 대한 관심을 시사했다.

LG전자가 M&A 의사를 밝힌 것은 1995년 미국 TV업체 제니스를 인수한 이후 13년만이다.

LG전자는 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와는 별도로 대어급 매물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에 대해서도 인수 효과 등을 검토하며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중외제약 지주회사 중외홀딩스는 최근 바이오신약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업체를 자회사로 가진 쓰리쎄븐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동안 중외제약은 제약업계 5위권 기업으로 화약성분 의약품에 집중해왔다.

◇ 화려한 변신과 성장통..엇갈린 '성적표' = M&A로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대기업으로는 두산그룹이 꼽힌다.

2001년 회사의 상징이었던 맥주사업을 매각하고 3천57억원에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한 두산은 2005년 건설ㆍ산업기계 업체인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까지 1조6천880억원에 사들이며 중공업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2006년 이후에도 발전소 보일러 원천기술 업체인 영국 미쯔이밥콕과 친환경 엔진 원천기술 업체인 미국 CTI사, 세계적 건설중장비업체인 잉거솔랜드 3개 사업부문까지 인수했다.

올해 3월 유압기 생산 1위 업체인 동명모트롤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두산은 원천기술 확보로 시장 지배력 증대, 신규시장 확장 등에 성공하면서 '몸집 불리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이랜드는 2006년 4월 패션사업과 할인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조4천800억원을 들여 한국 까르푸(홈에버)를 인수하면서 시장을 놀래켰지만 불과 2년여 만에 다시 이를 팔면서 실속 여부를 떠나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까르푸 인수 대금이 과도하지는 않았는 지를 두고 벌어졌던 논란은 최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2조3천억원에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랜드와 홈플러스는 인수가격이 자산 가치, 경영 프리미엄을 반영한 적정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저런 논란을 떠나 홈플러스가 이랜드 전철을 밟지 않고 할인점 업계 1등을 향한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인수 후유증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을 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성공적으로 변신에 성공한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최근 고유가로 주력 사업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M&A 보다는 내부 체질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유보율 등을 감안하면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고 인수 대금도 차입금 외에 교환사채를 비롯해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며, 고유가라는 외부 위기만 넘기면 두 회사가 그룹의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방 미분양 사태가 지속돼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 내년이 시한인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들의 풋백오션 조항에 따라 1조원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 재벌간 '자존심 싸움' 불러오는 M&A = 기업 인수에 따른 경제적 득실과 관계없이 재벌간 자존심 싸움이 더 주목을 끌고 있는 M&A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현대기아차그룹에 이어 현대중공업까지 M&A로 증권업계에 진출하자 범 현대가(家) 내부에서 마찰음이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그룹은 신흥증권을 인수해 현대IB증권으로 이름을 지었다가 '현대'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현대증권과 법적 분쟁 끝에 간판을 내리고 HMC 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꿨다.

현대증권이 고객을 독차지했던 울산 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의 CJ투자증권 인수로 현대가 형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증권에 이어 현대건설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6년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대거 매입하며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려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어에 막혀 일단 물러난 상태이고, 현대중공업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매물 '사냥'을 위해 3조원의 '실탄'을 장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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