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입량 6천t 안팎..냉동육 중심 수입" 전망
"어떻게 해야하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농식품부장관 고시 발표로 미 쇠고기 수입 길은 트였지만 광우병 논란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정확한 수요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업체들은 일단 유통기간이 긴 냉동 물량 위주로 소량씩 들여오면서 여론 추이를 살핀다는 입장이지만 미 쇠고기 소비량이 광우병 논란으로 수입 중단된 2003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 미 쇠고기 언제, 얼마에 들어오나 = 이달 3일 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가 발효되면 지난해 10월 등뼈 발견에 따른 검역 중단 조치로 국내에 들어왔다 발이 묶인 5천300여t의 미 쇠고기부터 검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물량은 전량 살코기 부분이어서 2-3일이면 검역을 마치고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지만 통관.유통을 저지하는 세력의 반대 수위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들 업체가 작년 검역중단 직전 주문했다 국내에 들여오지 못하고 미국내 냉동 창고에 보관중인 5천여t도 곧 수입될 수 있다.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는 고시 발효 직후 미 현지에서 도축작업에 들어간다면 2주 정도면 선박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후 열흘 가량 소요되는 정밀 검역이 이뤄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르면 6월 말-7월 초순께 시판될 전망이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당분간 월간 수입량은 6천t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쇠고기는 총 8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이중 상급에 속하는 2-3등급이 주로 수입되며 물류비와 보관비, 인건비 등을 합한 수입원가는 갈비 1㎏당 1만4천-1만5천원선이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무작정 기다려야하나' 속타는 업체들 = 이같은 가격은 호주나 뉴질랜드산 쇠고기에 비해 20% 이상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문제는 수요가 얼마나 될 것인가 이다. 대형마트와 주요 외식체인이 미국산 쇠고기를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다 각 업체에 구입 문의가 들어와도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수입업체들이 주로 냉동 물량만 수입하기로 한 점이나 당분간 월 수입량이 2003년의 35-40% 수준인 6천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유통기간이 3개월인 냉장 쇠고기는 전체 수입량의 10%에 못미치고, 대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 물량이 주로 수입될 것"이라고 말하고 "미 쇠고기의 안전성이 널리 알려지면 다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쉽게 내다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풀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전체 수입량 중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소비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식당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유통과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다른 나라산으로 둔갑되는 일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수입업자는 "수입중단 이전인 2003년께 국내에 수입된 미 쇠고기 절반 가량이 일반 정육점과 식당에서 소비됐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업체를 통해 소비된 양은 20% 정도"라며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업계는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식당에서는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규제 등이 미국산 쇠고기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식당 등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주문이 들어올 뿐 아니라 실제 유통과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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